인수 또는 전략적 협력땐 시스템반도체 도약 발판
단독 인수는 독과점에 쉽지 않아 컨소시엄 기능성

사진/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 겸 사장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1일 방한했다. 손 회장은 조만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인 영국 팹리스 ARM(암)과 관련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1일 방한했다. 손 회장은 조만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인 영국 팹리스 ARM(암)과 관련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는 ARM의 모회사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전날 오후 3시50분께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번 방한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삼성전자의 ARM 인수 여부 때문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중남미와 영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음 달에 손정의 회장이 서울에 오는데, 아마 그때 무슨 제안을 하실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손 회장 측도 ARM과 삼성전자의 전략적 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IT 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손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주주다.

특히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이 개발·판매하는 IT 기기의 AP 설계 기술을 갖고 있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ARM의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설계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만큼 ARM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을 검토하는 후보군에 속한 업체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이번 손 회장의 방한으로 삼성전자의 ARM 인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ARM을 인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2020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ARM을 매각하려 했으나 규제 당국의 독과점 반대로 무산된 바 있기 때문이다.

이후 인텔, 퀄컴, SK하이닉스 등도 ARM 지분 인수 의사를 밝혔다. 단일 기업이 ARM을 인수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이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컨소시엄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ARM의 지분을 취득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거나,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도 ARM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어 손 회장이 SK하이닉스 경영진과도 접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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