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전자’ 붕괴 우려에도 9월 한달 2조원 순매수
평균 매입 단가 6만∼8만원 평가손 갈수록 확대

삼성전자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며 주가 5만원선도 위협받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15.44포인트(0.71%) 내리며 2155.49에 장을 마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삼성전자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며 주가 5만원선도 위협받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15.44포인트(0.71%) 내리며 2155.49에 장을 마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삼성전자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며 주가 5만원선도 위협받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9월 한달 간 2조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물타기’'(매입한 주식이 하락할 때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것)를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쳤다”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던 9월 한달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1조94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미들은 삼성전자가 6만원대를 회복한 지난 7월에는 1163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다가 8월 주가가 5만원대로 떨어지자 1조479억원 순매수했고, 9월에는 순매수 액수를 더욱 늘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9월 한 달 동안에만 5만8700원에서 5만3100원으로 약 10% 떨어졌다.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도 장중 5만18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뒤 반등해 5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2200선이 무너지고 삼성전자도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현재 주가가 저점이라는 인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 데다 모바일과 PC 등 글로벌 IT 수요도 둔화돼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증권가는 이를 반영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증권가의 올해 삼성전자 매출 전망치는 312조11208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50조2309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각각 2.63%, 15.53% 줄었다.

지난달 24∼28일 한 주간 유진투자증권(8만3000→7만5000원), IBK투자증권(8만8000→7만원), 신한금융투자(7만8000→7만원), DB금융투자(8만7000→8만3000원), 신영증권(8만→7만6000원), 다올투자증권(7만7000→6만8000원), 하이투자증권(8만→7만2000원), 현대차증권(8만2500→7만8000원) 등 증권사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 같은 상황에 주식투자자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종목토론방은 공포에 휩싸여있었다. 누리꾼 A씨는 “9만원대에 삼성전자를 매입했다가 반토막이 났다”면서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하락해 여기저기 돈을 최대한 끌어모아 물타기를 하고 있지만, 하락장이 언제 끝날지 걱정”이라고 했다.

누리꾼 B씨는 “‘조만간 10만전자를 찍을 것’이라는 주위의 조언에 8만원대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계속 사왔는데 오르기는커녕 계속 하락만 한다”면서 “이런 식의 투자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다만 증권가는 내년 3분기에나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며, 그에 앞서 올해 연말이나 내년 1분기에는 주가도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7배로, 다섯 번 사이클의 저점 평균 배수인 1.09배를 밑돌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에서 역사적 최저점 배수인 0.94배까지 하락할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4만6300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3분기부터는 반도체 업황 및 삼성전자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내년 1분기부터는 주가 추세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주가 추가 조정 시마다 저점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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