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CI. 사진/카카오
카카오 CI. 사진/카카오

국내 대표 성장주인 카카오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글로벌 고강도 긴축 우려에 약세를 면치 못하던 카카오에 역대 최악의 서비스 '먹통'이라는 악재까지 불거지면서 17일 주가는 5%대 급락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2조원 가까이 쓸어담았던 개인투자자들은 연초대비 반토막이 난 주가에 한숨만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5.93% 내린 4만8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4만7150원에 시작한 주가는 장 초반 9%대 급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축소했다. 

앞서 15일 오후 3시 30분께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톡과 포털 '다음'을 비롯한 다수 카카오 서비스와 네이버의 일부 서비스, SK 관계사의 홈페이지 등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전국민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은 전날 오후 5시께 정상화됐다. 하지만 다음·카카오 메일은 여전히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카카오 주가는 연초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올 1월 3일 종가 11만4500원이었던 카카오 주가는 현재 4만8000원대까지 떨어지며 58% 가량 하락했다. 

'빅테크' 기업으로 분류되는 카카오는 코로나19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통해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풀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지난해부터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긴축 기조로 돌아서자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연일 추락하는 주가에 개미들의 아우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다 2만원까지 떨어지는거 아니냐" "그냥 코로나로 오른거 결국 반납…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 "주가방어 안 된다, 개인들만 주어담으니" "네이버 라인으로 갈아타야 할 때" 등 종목 토론방에는 주주들의 성토가 가득하다.  

한국거래소의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카카오 주식을 1조999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17조5146억원)와 네이버(3조1231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달에도 개미들은 주가 폭락에 따른 '물타기'(매입한 주식이 하락할 때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것)와 '줍줍'(줍고 또 줍는다는 뜻)에 820억원 순매수하며 '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 전망 역시 암울하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의 3·4분기 매출액은 1조9100억원, 영업이익은 1620억원으로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18% 하회한 것"으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의 3분기 매출액을 1조8300억원, 영업이익을 1597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 1984억원 및 컨센서스 1928억원을 모두 하회하는 수준이다. 경기둔화에 따라 광고, 커머스 사업의 성장률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모빌리티 사업 확장에 따른 외주 인프라 비용과 상각비 증가 등을 실적둔화의 요인으로 꼽았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10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내렸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국민이 이번 사태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며 "카카오톡 개편을 통한 톡비즈 등 성장동력 확보에도 차질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카카오 목표가를 기존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비교 그룹들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해 포털과 카카오톡 가치 산정을 하향하고 자회사 주가 하락에 따른 지분가치 감소분을 반영했다"며 "밸류에이션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낮아졌으나 2023년 광고사업부 성장 여부가 확인되면 주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한화투자증권(11만원→8만5000원)과 NH투자증권(11만원→7만8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10만5000원→7만4000원), 다올투자증권(10만원→6만3000원) 역시 카카오의 주가 눈높이를 낮춰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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