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딛고 일어선 소상공인에 희망을㉚
중소기업신문-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공동기획

로컬기업을 글로벌기업으로 키운다. 중기부의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사진/중소기업신문
로컬기업을 글로벌기업으로 키운다. 중기부의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사진/중소기업신문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8월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새정부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그중 하나는 소상공인 지역가치 창업가들이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로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한다는 것이다. 또 상권에 문화와 이야기를 입히는 지역(로컬)상권 브랜딩을 신규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상권활성화를 추진하는 동네상권발전소와 지역 소상공인 제품을 동네에서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로컬기반 유통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이런 정책 방향은 소상공인에 대한 기존 인식과는 사뭇 다르다. 그동안 자영업, 소상공인이라고 하면 생계형의 영세한 이미지가 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 비중이 OECD국가 중에서 과도하고 높은 편이라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이번에 중소벤처기업부가 동네 소상공인을 혁신기업가로 육성해서 유니콘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영업, 소상공인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사뭇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돋보이는 점은 로컬 브랜드의 전국적인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작은 가게가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예는 특히 프랜차이즈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하남돼지다. 경기도 하남에서 출발한 하남돼지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대한민국 대표 고깃집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 서울 등으로 이전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지금도 가맹본부가 창업한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남돼지처럼 한식은 특히 로컬 이미지가 고객 신뢰를 얻는데 큰 역할을 한다. 좁은 땅덩어리지만 각 지역별로 특산물이나 음식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을 대표하는 한식은 왠지 더 맛있고 전문적이라는 이미지를 준다.

아울러 비록 작은 동네라도 지역에 기반한 맛집은 신뢰도가 더 높다. 뜨내기 고객이 아니라 고정 단골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이미지 덕분에 검증된 가게라는 인상을 준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 대부분은 혁신형 소상공인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지역에서 출발한 브랜드들도 어느 정도 규모가 성장하면 인적 물적자원이 풍부하고 시장 규모가 큰 수도권으로 회사를 옮기라는 유혹이 많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은 그만큼 성장의 기회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지역에 있으면서도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는 것은 물론 글로벌로 진출하는 사례도 많다.

막창전문 프랜차이즈인 '불막열삼'은 부산에서 출발한 브랜드로 가맹본부와 제조 시설이 모두 부산에 있다. 최근 수도권으로 이전할 기회가 있었지만 부산 지역기업으로 남고 수도권에는 사무소만 개설했다. 가맹본부를 이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오래 근무한 핵심인재들이 거의 다 부산토박이들인데다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대구에서 출발한 '막창도둑' 역시 회사 규모는 커졌지만 대구를 떠나지 않고 있다. 불막열삼 막창도둑 두 브랜드 모두 지방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팬데믹 기간 일본, 베트남 미국 등 글로벌로 진출하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남돼지'나 '불막열삼'처럼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한 지역에서 오래 사랑받아온 소상공인은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을 수 있다. 대전의 '성심당'이 대표적인 예다. 지역에서 오래 사랑받아온 빵집인만큼 대전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성심당'에 들러서 빵을 사게 된다.

지역으로 진출하는 백화점이나 마트가 가장 공 들이는 것 중에 하나도 지역 맛집들을 매장에 입점시키는 것이다. 백화점에 입점한 지역 맛집들은 지역 주민들을 백화점 고객으로 끌어들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 구멍가게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사례도 있다. 참기름 전문기업 '옛간'은 울산에서 3대째 운영돼온 기업이다. 1대부터 2대까지는 한달 매출 500만원 남짓한 작은 구멍가게였으나, 3세가 경영에 참여하면서 현재 연매출 100억원대로 키우고 글로벌로 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번에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을 유니콘에 버금가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이 허황된 구호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기업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구멍가게에서 출발했다. 삼성이나 현대, GS가 그렇고 세계적 명품들도 마찬가지이다. 글로벌 브랜드 아디다스는 축구와 육상을 좋아하던 다슬러형제가 문을 연 작은 스포츠샵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작은 목공소가 글로벌 브랜드가 된 사례도 있다. 세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레고다. 레고는 덴마크의 작은 마을에 있는 목공소에서 쓰다남은 나무를 이용해 장난감을 만들어 판 데서 출발했다.

IT나 스타트업 분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식품 패션 등 소비재 분야는 이처럼 지역에서 신뢰를 얻은 작은 가게가 옹달샘이 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온 사례가 많다.

우리나라도 최근 젊은 청년들이 로컬 기업으로 뿌리를 내리며 전통적인 식품 및 소비재 산업에 온라인을 결합시키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구 부산 광주 등 대도시 마다 전국적인, 나아가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식당 사장들이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공부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잠재적인 가치는 생각보다 크다. 어쩌면 소비자를 직접 접하면서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매장에서 온몸으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소상공인 업종의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은 어떤 비젼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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