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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김정일의 여인들 <3>
2008년 10월 17일 (금) 22:19:05 편집부 기자 webmaster@smedaily.co.kr

<글 정하일 주필>

北의 여인천하 - 동거녀들의 권력암투

   

정하일 주필

당장 김 위원장이 사망하거나 통치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을 정도로 지병이 악화되는 등의 신변 이상이 생기면 김 위원장의 세 아들인 정남(37), 정철(27), 정운(25) 중 한 명이 후계자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신격화된 사회인만큼 친인척들은 김 위원장의 혈통이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어떤 실세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일의 세 아들들은 정치 경험이 거의 없다.
따라서 ‘김정일 가문’의 친인척 가운데 실력자들이 군부, 노동당 등을 업고 김정일의 세 아들 중 한명을 상징적인 지도자로 세워놓은 후 실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권력 암투도 친인척 사이에서 가장 먼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북한에서 김정일을 대신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세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그리고 김정일과 동거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옥이라고 할 수 있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 김정일의 본부인 김영숙이 낳은 김정일의 맏딸 김설송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은 조선노동당 조직의 실질적인 2인자이다. 30년 넘게 처남 김정일을 측근에서 보좌해 왔다. 몇 년간 좌천되기도 했지만 곧 당 행정부장으로 복귀하면서 명실상부한 북한 권력의 2인자가 됐다. 직책상으로는 행정부장이지만 어느 고위 간부도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 부장에게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장성택과 그의 부인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은 후계 구도에서 성혜림의 소생이자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일의 신변보호 큰딸이 전담

북한의 후계구도는 로열 패밀리의 권력 다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로열패밀리의 사생활이 평양에선 곧 정치이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여인이 김옥, 그리고 김경희와 김설송이다.

그러나 김경희는 남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김정일의 후계자로는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가 “오빠나 남편이나 다 똑같다”면서 둘을 깎아내렸다는 얘기도 중국 베이징의 소식통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김경희는 김정일의 네 번째 부인 고영희와 마찬가지로 ‘혁명가 계승계’를 강조했는데, 남편 장성택 보다 김정철(27)을 후계로 옹위(擁衛)한다고 한다. “아버지 때부터 이어져온 조선을 다른 성씨에게 줄 수 없다”는 것이 김경희의 지론이라는 것이다.

또 한 사람의 실세라 할 수 있는 여성 김설송은 김정일의 본부인 김영숙이 낳은 김정일의 맏딸이다. 북한에서는 큰 키에 속하는 165cm의 키에 용모가 빼어난 것으로 알려진 그녀는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경제 실무를 익혀왔는데, 탁월한 미적 감각과 함께 특히 문학분야에 뛰어난 지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남한의 중령에 해당하는 군대 직급을 갖고 있는 김설송은 아버지인 김정일의 신상과 관련된 일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일의 바깥출입이나 음식 등은 반드시 그녀의 최종적인 점검을 받아야 하며 아버지의 신변 안전을 책임지는 일을 전담한다. 아버지 김정일이 가는 곳이면 언제나 그림자처럼 그녀가 따라붙는다. 설송은 아버지와 함께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를 방문했다. 따라서 그녀의 권력도 막강할 것이라는 건 당연하다.

김일성의 딸이자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가 아버지 김일성이 죽은 뒤 ‘오빠의 나라’에서 경공업부장으로 일한 것처럼, 김설송도 김정일 사후 특정한 역할을 하리라는 관측이다. 김정일은 평소 맏딸인 김설송에게 “푹 빠졌다”고 늘 말할 만큼 그녀를 아낀다고 한다.

김정일이 자녀들 중에서 가장 총애한다는 그녀의 스승은 박순옥으로, 1996년 한국으로 망명한 전 북한노동당 중앙위원 황장엽 비서의 부인이다. ‘위대한 지도자’의 딸 김설송의 사진은 일체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다. 결혼 여부도 베일에 싸여 있다. 김정일의 사위와 매제는 후계구도에서 주목받게 마련이다. 그녀가 결혼을 했는지, 남편이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세자 책봉 둘러싼 암투

김옥과 고영희의 관계에 대한 탈북자 및 관계자들의 증언은 엇갈린다. “김옥은 아이가 없으며 둘의 사이가 좋았다”는 증언과 “둘의 관계가 좋지 않았으며, 김옥이 낳은 김 위원장의 아들이 있다”는 증언이 그것이다. 어느 증언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고영희가 김옥을 견제했다는 얘기는 사실인 듯하다.

고영희가 사망할 때까지 김옥은 마카오에서 상당 기간 머물렀다. 김옥이 유배를 가 있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김옥과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37)의 마카오 체류 기간은 수년이 겹친다. 따라서 실각한 장성택이 복귀한 것과 관련해 김옥-장성택-김정남을 잇는 그룹이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남은 장성택이 복귀한 뒤 국내외 언론에서 후계자군에 다시금 이름을 올렸다.

고영희가 죽은 후 김옥-김경희의 관계가 깊어졌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김경희와 베이징에 있는 김정남이 국제전화를 통해 서로의 신상과 북한 지도부의 권력 동향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동아시아의 한 정보기관이 감청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그렇다면 당초 고영희의 소생 김정철을 후계자로 옹위하려던 김경희의 속마음이 정말로 바뀐 것일까. 로열 패밀리의 여성들이 김정남을 낙점하더라도 평양 내부가 그것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김정남은 ‘혁명승계’라는 틀에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다.

2001년 나타난 고영희의 우상화 조짐은 확실한 승계 움직임이었으나 이후 후계 문제는 물밑으로 내려갔다. 그래서 김정일이 직계가 아닌 인사를 후계자로 낙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세 여인의 관계와 의중은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CNA의 분석처럼 유사시 로열 패밀리에게 정보가 독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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