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태선 / 현대선물(주) 금융공학팀 팀장>

김태선 팀장
KIKO라는 통화옵션 상품을 접한 것은 지난달 3월이었다. 그 당시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졌고 그 결과 대미환율은 1,000원대로 레벌-업되었다. 동시에 외환시장에서는 중소기업들의 KIKO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금융공학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지만 KIKO라는 용어도 생소했고 상품에 대한 손익구조도
궁금했다. 여러 문헌과 인터넷을 이용하여 두달에 걸쳐 기본적인 개념부터 상품의 특성 및 합성전략까지 나름대로 알게 되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었던 옵션이 아닌 이색옵션중의 하나였고 그중에서도 손익의 흐름구조가 단절되는 합성옵션 상품이다.

Knock-Out옵션과 Knock-In옵션의 합성으로 환율 수준에 대해서 손익의 흐름은 비대칭적인 구조이루어진 상품으로 환율하락시엔 일부구간에서는 이익도 볼수 있는 구조이나 환율상승시엔 손실규모가 급증하는 상품이다.

이런 상황하에서 최근 환율급등으로 인해 KIKO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의 환손실은 억단위를 넘어 조단위까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엔화대출과 환변동 보험 등으로 중소기업들의 경영난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위험관리 및 헤지 차원에서 분명 KIKO라는 파생상품에 가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에게 돌아온 것은 환손실 뿐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헤지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헤지전략에 대해서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위험이 있게 되면 누구나 그 위험을 줄이거나 회피하려한다. 수출업체의 경우 환율하락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하에서 환위험에 대한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을 할 것이다. 환율하락에 대한 위험 회피를 위해서 선물매도 계약을 가장 일반적으로 취하게 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매도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경우 손실분에 대한 해석과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헤지를 안했으면 더 많은 이익을 보았을 텐데 말이다.

문제의 출발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정말로 환위험에 대한 헤지를 생각한다면 이런 손실에 대해서 애석해 할 것은 아니다. 만약 환율이 하락하여 선물환매도 부문에서 이익이 날 경우도 생각을 해야 한다. 따라서 헤지라는 것은 항상 상대적인 개념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헤지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수익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익이 발생하든지 손실이 발생하든지 노출된 환위험을 통제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더욱이 환율이라는 변수는 글러벌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는 변수이고 외국인들의 주식매매와 연관성이 크다. 특히 IMF이후 증권시장에서는 몇몇 기간산업 관련된 종목을 제외하고 100% 개방되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환율을 예측한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전체 사업체수의 99.9%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고용의 87.5%를, 부가가치의 경우 51.1%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경제에서 중소기업의 위상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금리 및 환율에 대한 헤지 마인드의 수립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바램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가 글로벌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3대 거시지표의 불안정성과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한국경제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걸맞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기업경영을 기대해 본다.

끝으로 한국경제 발전의 뿌리는 중소기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번 KIKO사태와 관련하여 성장성이 큰 업종과 견실한 중소업체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다양하고 과감한 재정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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