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서 한달새 2억 뛴 아파트도…전문가 “시장 추세 더 지켜봐야”

“잠실 등에서 아파트 가격이 30%까지 빠지는 집값 급락기가 끝나고 집주인과 수요자들의 ‘줄다리기’가 시작됐습니다. 급매물이 소진된 뒤로 집주인들은 호가를 다시 올리고있고, 수요자들은 진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죠.”
12일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수도권 곳곳에서 반등하고 있는 아파트 가격을 두고 이와 같이 진단했다.
지난해부터 고전을 면치 못한 부동산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등의 조짐을 보인다. 속절없이 떨어졌던 강남3구의 아파트 가격이 다시 반등했고, 경기도 용인에서는 한달 사이 2억원 이상 뛴 가격에 손바뀜한 상승 거래도 등장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를 부동산 시장의 재활성화의 신호탄으로 보기엔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3∼4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0채 가운데 6채는 직전 두 달에 비해 오른 가격으로 손바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는 5주째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고, 특히 강남과 서초, 송파, 강동 등 동남권 지역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상승으로 돌아섰다. 서초구는 이번주도 0.02% 오르며 4주째 오름세를 타고 있고, 강남구도 0.01% 올라 3주째다. 그간 하락세였던 송파, 강동도 이번주 0.08%, 0.02%씩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보합에 머물렀던 용산구도 0.01% 오르면서 11개월 만에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도 3주째 연속 상승하는 가운데 이번주도 0.05% 오르면서 서울에서 상승으로 돌아선 지역은 지난주 3곳에서 이번주 7곳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거래량도 예년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 회복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총 2978건으로 5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억단위 상승 거래도 수도권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 버들치마을 성복자이 2차 전용면적 157㎡는 4월 10억6000만원(8층)에 매매 거래됐다. 이는 3월 거래 금액인 8억5000만원(4층)보다 2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이외에도 인천시 서구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해 말 5억9000만원 가량으로 거래됐다가 3월에는 7억1000만원(30층)에 팔렸다.
이를 두고 부동산 시장에선 시중의 급매물이 상당수 소진되고,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 호가도 오르면서 실거래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로 급매물이 소진되고, 집주인들이 부르는 호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이를 시장 전체의 부흥으로 보기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거래량이 회복됐다고는 하나 시장 활성화로 보기엔 어려운 수준”이라며 “2~3000건에 그치는 현재 수준은 2020~2021년 당시의 5000~1만5000건에 비하면 의미있다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급매물이 소진 된 뒤의 집주인들이 더 이상 호가를 내리지 않고 올리기 시작한 반면, 매수자들은 이전처럼 쉽게 구매에 뛰어들지 않으면서 거래량이 충분히 나오지 않고 있단 것이다.
김 소장은 이어 “부동산 가격의 정확한 흐름과 시장 회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 가치 변동을 가늠할 수 있는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대표 또한 “정부가 추진한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 기조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제는 새로운 문제로 지역별 부동산 양극화가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핵심 지역인 강남3구와 용산구, 과천 등에서는 수요자들이 몰려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대외적인 글로벌 경제 위기나 고금리 문제는 여전히 해소가 안 된 상황”으로 “완전히 상승장으로 돌아섰다는 판단은 이르며 수요는 회복된 것이 아니라 일부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보는 게 맞겠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