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현재 운영 중인 385개의 알뜰주유소를 3월 말까지 433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주재한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국민들의 고유가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정부는 알뜰주유소 확대를 주요한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관계부처와 함께 대책을 마련해 알뜰주유소를 서울 등 수도권 핵심지역으로 빠르게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늘리기 위해 내놓은 대책은 크게 ▲공공부지 활용 ▲금융지원 ▲공급가격 인하 등이다.

우선 정부는 4월 중 주유소를 기부 채납하는 조건으로 서울 시내 국유지를 민간 사업자에 임대하고, 공공청사와 공영주차장에 간이 주유소 설치가 가능하도록 법규를 개정하고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농협은 기존 주유소를 매입해 알뜰주유소로 전환하고, 석유공사는 2주간 1억5000만원 한도 내에서 무이자 외상거래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한도를 매출액의 1/4에서 1/3로 확대하는 한편, 우리은행 등을 통한 저리대출 등 금융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른 대출 금리는 현재 5.1~7.6%에서 4.6~7.1%로 0.5%포인트 내려갈 전망이다.

아울러 석유공사의 여유 비축시설을 활용해 저렴한 월말 현물을 확보함으로써 알뜰주유소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가령 2월말 구매한 휘발유 160만리터를 활용하면 리터당 14원의 인하 효과가 발생해 3월말 구매량이 230만리터로 늘어나는 방식이다.

이밖에 정부는 민간부문의 여유자금을 알뜰주유소 투자로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추가 검토할 방침이다.

지난해 작황부진과 한파로 치솟고 있는 건고추와 채소가격에 대한 대응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건고추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이달 종료되는 할당관세(10%)를 6월말까지 연장하고, 물량도 6185톤에서 1만1185톤으로 5000톤 늘리기로 했다.

또 국산 고춧가루는 농협매장에서 할인 판매하고 수입산은 대형유통업체에 할인 공급할 계획이다. 국산 고춧가루의 경우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30% 가량 인하된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고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재배면적을 확대하거나 재배에 필요한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는 비용을 정부가 50% 가량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시설 채소류의 생육 촉진을 위해 산지를 중심으로 전문가의 기술 지도를 실시하고 ‘시설 채소 관리 요령’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올해 210만 리터로 배정된 면세유에 추가요청이 있을 경우 실 소요량을 전량 배정할 계획이다. 온실 난방을 유류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 온실 증·개축 현대화 자금 대상자로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아울러 올해 상반기 중 MRI·초음파 등 20여개 주요 비급여 항목을 선정해 전국 44개 종합병원들의 진료비 가격비교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상은 서울삼성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20개 이상 진료과목과 5개 이상 수술실을 갖추고 보건복지부 지정 요건에 해당하는 종합병원이다.

하반기에는 특·광역시 소재 113개 종합병원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내년에는 복지부의 ‘국민건강정보포탈’과도 연계한다.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 가격정보를 비교해 병원들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면 국민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박 장관은 ‘약가 제도개선’ 대해선 “국민들의 약품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약가 산정 방식을 개정해 약값을 평균 14% 인하하고 환자의 본인부담을 연간 약 5000억원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약가 산정 방식 변경으로 총 1만814개 품목 중 6506품목의 가격이 인하될 예정”이라며 “소비자물가는 0.06%포인트 내려가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일반의약품에 대해서도 가격 거품을 낮추겠다”며 “국민편익 증진과 가격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 OTC 의약품의 슈퍼 판매를 허용하기 위한 관련입법이 정비될 수 있도록 모든 부처가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박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언급하며 “FTA 발효에 따른 관세인하 효과를 수입업자와 유통업자가 아닌 모든 국민이 체감하기 위해서는 주요 품목에 대한 수입·유통구조를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물가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배럴당 120달러를 웃도는 국제유가와 이상 기후 현상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생활물가가 안정될 수 있도록 모든 부처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농축수산물과 공산품 등 소관 품목에 대한 유통구조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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