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SPC·CU·현대홈 등 잇따라 가세
제품·마케팅 홍보에 광고수익 효과 등 1석2조

유통업계에서 숏폼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새로운 소비공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4일 리테일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등 3대 숏폼 앱의 월간 사용시간이 역대 최고인 1491억 분을 기록했다. 한국인 안드로이드와 iOS 스마트폰 사용자의 앱 사용시간을 추정해 집계한 결과다.
그중에서도 유튜브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가 만 15세~59세 남녀 1000명의 미디어 이용 행태를 조사해 9월30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숏폼 주 이용 채널로 유튜브 ‘쇼츠’를 꼽은 응답자가 7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스타그램 ‘릴스’ 51%, 틱톡 19% 등의 순이었다. 이들은 일 평균 44분 숏폼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는 64분, 20대는 55분으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고, 30대는 35분으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슈타티스타 조사에서 올해 글로벌 숏폼 시장 규모는 약 52조원 규모로,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60%에 이른다.
숏폼은 짧고 강렬한 영상이 많아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숏폼으로 플랫폼 내 체류시간을 늘어나면 젊은 이용자들이 유입되고, 이는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숏폼을 통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슈퍼는 올인사과 캠페인 기간 점포 외관에 대형 사과 현수막을 걸고 사과 검수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숏폼'(짧은 영상)을 롯데마트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공개한다. 롯데마트·슈퍼는 고객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사과를 제공하고자 육안, 기계, 인공지능(AI) 등 3단계의 사과 품질 검수를 진행한다. AI 검수에서는 사과의 중량과 당도, 수분 함량과 후숙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 7월 인공지능(AI)이 방송을 직접 분석해서 숏폼으로 만드는 ‘AI 숏츠’를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AI가 기존 20~60분 분량의 방송 화면과 멘트 등을 분석해 자동으로 1분의 숏츠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 특히 베스트 스틸 컷을 추출해 초기 화면을 선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영상 비율 변환과 영상 배경 디자인, 자막 자동 삽입 등의 전 과정을 AI가 제어한다. 소비자들은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앱에서 해당 영상을 볼 수 있으며, 한 번 영상을 시청해 스와이프 영역에 들어오면 일반 SNS처럼 숏츠 영상만 계속 넘겨볼 수도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관심 없는 영상을 빠르게 넘기고 원하는 상품의 요약 영상만 골라 볼 수 있어 고객들의 쇼핑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공식 온라인몰인 ‘현대H몰’ 앱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며, 숏폼 콘텐츠인 ‘숏딜’을 전면에 배치했다. 여기에 사는 해외명품 매장 현장에서 모바일 생중계로 방송을 진행하는 새로운 방식의 ‘글로벌 라방’을 기획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숏폼 자동 제작 시스템'이 쇼호스트의 멘트를 텍스트로 전환하고, 상품 사용법과 착용 모습 등 시청률이 높아지는 구간을 스스로 분석해 자동 편집한다. AI 시스템을 통해 패션과 뷰티, 식품 등 고객의 주목도가 높은 상품군을 중심으로 하루 최대 10개의 숏폼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 5월 말 숏츠탭을 신설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지난 5월말 '숏츠'탭을 신설한 이후 3주간 페이지뷰 순위 100위까지 영상 상품의 주문 금액은 오픈 전 3주에 비해 6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문 금액이 급증하자 지난 6월부터는 인공지능(AI) 전문업체 솔루션을 활용해 고객별 맞춤 숏츠 제작량을 확대하고 있다.
GS샵은 최근 자체 숏폼 서비스 ‘숏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까지 약 5000개 콘텐츠가 제작됐고 누적 페이지뷰(PV)는 지난 7월 말 기준 1억2000만회를 넘어섰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6월 모바일 앱 메인화면 하단에 '숏핑' 서비스를 신설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숏핑' 서비스를 신설한 6월 모바일 앱 방문자 수(UV)는 전월 대비 40% 신장했으며 숏폼 콘텐츠 조회수는 80%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TV 생방송에도 ‘숏폼’을 적용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TV숏폼 ‘300초 특가’ 방송을 선보였다. 그 결과 누적 주문건수는 4만건을 돌파했고, 주문액은 8억원을 넘어섰다.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SNS에서 화제를 모은 '티라미수 케이크' 챌린지를 활용해 제품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2015년 한 밴드가 부른 ‘티라미수 케이크’에 대한 노래가 틱톡 댄스 챌린지를 통해 주목받았고, 'T라 미숙해'로 재해석된 밈이 퍼지며 100만 개 이상의 영상이 생성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파리바게뜨는 챌린지 주인공인 배우 김성철을 모델로 발탁했다.
불닭볶음면도 틱톡에서 유행한 ‘까르보불닭볶음면’ 관련 조회수가 약 1억 회를 넘었고,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69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편의점 CU는 숏폼 웹드라마 ‘아니 근데’를 지난 9월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1분 10초 분량의 10부작으로 기획됐으며, CU는 새로운 소비 주역 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장기적인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GS25는 지난해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를 재해석한 유튜브 '쇼츠' 콘텐츠 ‘편GPT-편쪽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편GPT-편쪽이’는 AI 캐릭터 ‘편쪽이’가 일상의 궁금함 또는 소소한 질문에 대해 알파 세대 특유의 말투로 재치 있게 답을 내려주는 방식의 콘텐츠다. 이러한 숏폼 인기에 힘입어 2020년 말 구독자 29만명 수준이었던 GS25 공식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 100만명을 돌파하며 업계 최초로 ‘골드 버튼’을 받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숏폼 바람이 불고 있다.
11번가가 지난 1월 선보인 ‘플레이’(PLAY)는 제품 사용 후기, 추천 상품, 활용법 등 쇼핑 관련 정보와 여행, 생활 팁 등 다양한 숏폼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영상을 보던 시청자가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바로 클릭해 구매할 수 있도록 영상과 상품 상세 페이지를 연결시켰다. 이는 셀러들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도 했다.
SSG닷컴도 프로모션 상품과 숏폼 콘텐츠를 결합한 쇼핑 영상 큐레이션 서비스 ‘쓱티비’(SSG.TV)를 선보이고 있다. SSG닷컴이 운영 중인 콘텐츠는 총 여섯 가지로, 고객의 관심도가 높은 최신 트렌드나 재미 요소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최신 유행 중인 패션, 뷰티 상품을 숏폼으로 보여주는 ‘포즈’, 유명 산지 신선식품을 만나볼 수 있는 ‘신선직송’ 콘텐츠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숏폼을 통해 지루함을 줄이고 다양한 상품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면서 "향후에도 업계에서 다양한 숏폼 콘텐츠를 지속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