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부양책 중장기 관점 매수 기회…7%대 급반등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2거래일 만에 40조원 가까이 치솟으며 300조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사진/연합뉴스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2거래일 만에 40조원 가까이 치솟으며 300조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사진/연합뉴스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시가총액(시총)은 2거래일 만에 40조원 가까이 치솟으며 300조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이 주가에는 확실한 단기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장기적인 주가 방향은 결국 반도체 업황에 따른 실적 개선 여부가 좌우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1% 상승한 5만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 4년 5개월 만에 4만원으로 내려앉았던 주가는 2거래일 만에 15%가 급등하며 다시 '6만전자'로의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300조원 아래로 내려왔던 시총은 단숨에 40조원이 불어났다.

지난 9월 초부터 꾸준히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왔던 외국인들의 자금도 다시금 돌아오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28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달 들어서는 처음이고 마지막 순매수를 기록했던 지난달 29일 이후 약 2주 만에 '사자'로 돌아선 셈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유는 지난 15일 장 마감 이후 공시된 자사주 매입 소식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어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 이 중 3조원의 자사주는 3개월 이내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날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인 자사주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다. 이는 현재 유통 주식의 약 0.8% 수준이다.

나머지 7조원 규모의 자사주에 대해서는 자사주 취득을 위한 개별 이사회 결의 시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최근 실적 부진에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에 따른 미중 갈등 심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 전망 등이 겹치며 주가가 연일 내리막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를 부양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5만원대가 깨지며 '패닉셀'의 조짐까지 보였던 주가 흐름을 일단 진정시키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최근 삼성전자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를 밑돌면서 주가가 장부가치보다 낮아지는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들어선 바 있다. 2010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PBR 1배를 밑돈 적은 이번을 포함하면 총 5번으로 자사주 매입은 2015년(11조3000억원)과 2017년(9조3000억원)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NH투자증권 류영호 연구원은 "과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은 일정 수준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은) 최근 가파르게 하락했던 주가의 안전성을 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소각이 단기적으로 주가를 반등시킬 수 있는 이벤트성 호재가 될 수는 있어도 결국 중장기적인 주가의 방향성은 실적으로 결정된다는 제언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뒤처진 HBM(고대역폭메모리) 기술력을 최대한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류 연구원은 "향후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메모리 업황 개선, HBM 부문의 개선,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분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이번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은 주가의 단기 반등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도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HBM4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 진입과 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K증권 한동희 연구원은 "향후 관전 포인트는 단기 실적의 방향성보다는 펀더멘탈의 개선 (HBM, DDR5, 고용량 SSD 등), 조직 개편 이후 점유율이 아닌 기술 중심의 리빌딩 전략 실행 여부 등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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