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대한항공의 모회사이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율을 18.46%까지 끌어올렸다.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보유한 19.96%와 불과 1.5% 차이다. 2대 주주인 호반건설이 한진칼의 경영에 참여하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오며 한진칼의 주가는 한때 상한가를 쳤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전날 한진칼 보유 지분이 종전 17.44%에서 18.46%로 늘었다는 내용이 담긴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제출했다.

구체적으로 호반건설 계열사 ㈜호반호텔앤리조트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여에 걸쳐 장내에서 한진칼 주식 64만1974주(0.96%)를 사들여 지분율을 6.81%로 올렸다. ㈜호반도 지난해 3월 3만4000주(0.05%)를 추가 매수한 결과 지분율이 0.15%까지 늘렸다.

이를 통해 이미 한진칼 지분 11.50%를 보유한 호반건설과 특별관계자를 합친 지분율은 18.46%가 됐다.

호반건설은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사모펀드 KCGI로부터 2022년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로 올라섰고, 이후에도 2023년 팬오션으로부터 한진칼 지분 5.85%를 추가 매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진칼 최대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한진칼 지분 30.71%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중 10.58%는 산업은행 보유 지분이다. 조 회장이 보유한 19.96%과 호반건설의 지분 18.46%의 격차는 1.5%에 불과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호반건설이 한진칼의 경영에 견제를 행사하는 등,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매입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 참석, 이사 보수 한도를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주주권 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또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인 금호산업 인수를 타진하면서 항공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호반건설 측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것"이란 입장이다.

한편 이날 오전 장이 열리자마자 한진칼은 전일 대비 29.93% 오른 11만5900원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전 10시15분 기준으로는 17.04% 오른 10만4600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