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 되는 상장계열사 없고 특혜의혹 ‘역풍’도 거세질 조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중소기업신문=박홍준 기자】롯데그룹의 고속성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MB정권과의 ‘밀월’급템포의 성장가도를 달려온 롯데가 특혜의혹에 대한 사정당국의 내사설에다 각종 불공거래혐의에 대한 공정위 조사 등이 겹쳐 수난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상장계열사의 수익이 격감하고 있는 것은 ‘MB정권효과’가 이제는 위력을 상실하면서 위기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위기로 빠져드는 듯한  형국이다.

재계서열 5위인 롯데의 상장계열사들은 올해 최악의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다.12일 기업경영성과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롯데그룹의 상장계열사 8곳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총 매출은 37조3천5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7천788억원으로 47.1%나 크게 줄었다. 전년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난 것이다.

롯데 8개상장사의 영업은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롯데삼강을 제외하고는 7개 계열사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그러나 8개 상장 계열사 영업이익률은 모두 하락했다.

석유화학업체인 케이피케미칼과 호남석유화학이 가장 심각한 부진을 보였다. 원자재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으면 이 두 회사는 내년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케이피케미칼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3조2천251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9.3%줄고 영업이익 은 323억원으로 무려 91.6%나 크게 줄었다.

합성수지와 같은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케이피케미칼은 올해 중국이 화학섬유의 주요 원료인 테레프탈산(PTA)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바람에 PTA 판매가가 낮아져 매출감소를 감수해야했고 원료인 파라자일렌(PX) 가격이 높아져 영업이익은 훨씬 더 큰 폭으로 감소해 경영실적이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호남석유화학역시 유가하락으로 화학제품가격이 떨어지고 화학제품수요도 부진을 면치 못해 3분기 매출(11조9천310억원)과 영업이익(3천935억원)이 전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0.4%, 70.6%나 감소했다.

롯데제과의 경우 매출은 1.3%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3.4%나 줄었으며 롯데미도파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각각 9.1%, 18.6% 감소했다. 롯데쇼핑은 매출은 9.4%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7.9% 줄어들었다.이밖에 롯데칠성음료는 같은 기간 매출은 8.1%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2.9% 줄어들었고 현대정보기술도 매출은 11.3%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1억원 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삼강만이 올해 3분기까지 매출(7천577억원)과 영업이익(546억원)이 각각 42.5%, 7.2% 신장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8%감소해 수익전망이 밝지 못한 편이다.

롯데가 영업부진에 정권교체기를 맞아 그동안 잘 나가던 추세에 ‘역풍’을 맞을 조짐까지 나타나 최대의 경영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예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제 2롯데월드 허가’와 ‘맥주사업 진출’, ‘유통부문의 전방위적 확장’ 등의 수혜가 정권말기에 접어들며 특혜시비로 바뀌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최근 사정 당국의 한 관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롯데 내부를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회장 등에 대한 주식이동상황도 면밀히 조사하고 있고 공정위도 골목상권등과 관련 롯데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상장사가 영업에서 ‘죽’을 쓰고 있는 판에 특혜시비에서 싹튼 사정당국의 내사는 MB정권말기 롯데그룹이 겉잡을 수 없는 경영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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