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에 그랩바디-B 기술이전…주가 급등에 코스닥 시총 5위
R&D 투자 늘리고도 재무 개선…담도암 치료제 내년 상업화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빅파마와 다시 한 번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빅딜 성과에 따라 재무 상태가 개선되는 가운데, 상업화를 앞둔 담도암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Grabody-B)' 플랫폼을 일라이 릴리(Eli Lilly)에 기술이전했다. 계약 총 금액은 3조8072억원이다. 계약금 585억원과 임상 허가·상업화 성공에 따른 마일스톤 3조8072억원으로 구성됐으며, 제품 순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지급받는다. 계약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는 초기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릴리가 후속 연구개발·생산·상업화 등에 대한 책임을 단독 보유한다. 양사는 그랩바디를 적용해 다양한 모달리티 기반 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대형 기술이전 계약 체결 소식에 이날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전일 대비 29.95% 오른 12만67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조6000억원가량 불어나 현재 6조9844억원을 기록 중이며, 코스닥 시장에서 5위 자리에 올랐다. 13일 오전 10시 20분 기준으로도 15만6900원에 거래돼 전일 대비 23.84% 상승 중이다.
이번 주가 상승폭은 영국 GSK와의 빅딜이 있었던 5월 보다 더 크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에이비엘바이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연이은 기술이전 소식에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재무 상황이 크게 개선되는 가운데 이번 계약으로 추가 성장 동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550억원 증가한 79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02억원에서 107억원으로 줄었고, 당기순손실 역시 -365억원에서 -96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GSK 기술이전 계약금 740억원 수취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전년 말 대비 680억원 증가한 1243억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며, 차입금은 큰 변동이 없었지만 기타금융부채를 142억원에서 약 절반 수준인 73억원 줄였다.
이와 같은 성과를 투자에 순환하는 방식으로 장기비전을 마련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연구개발비용을 늘려가고 있는데, 2023년 530억원·2024년 754억원에서 올해는 이미 722억원으로 전년보다 많은 지출이 예상된다. 인건비도 전년 3분기 누적 34억원에서 올해 52억원까지 늘렸다. 특히 종업원 총 급여는 28억원에서 45억원으로 1.64배 상승했으며, 3분기에만 주식보상비용으로 7억원을 지급했다. 전년 대비 인원 충원은 1명에 그쳐, 기존 인력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 상업화된 사례는 없어 주가 변동성은 남아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주요 파이프라인 중 담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001'이 가장 빠르게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콤퍼스 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에 ABL001을 기술이전해 해당 기업에서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임상1상까지는 자체 임상을 진행하고, 2상부터는 콤퍼스 측에서 진행 중이다. 콤퍼스는 지난 8월 ABL001 상업화 준비 등의 운영자금 활용 목적으로, 나스닥 시장에서 유상증자 1674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특히 ABL0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빠른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패스트트랙에도 지정 받아 상업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은 ABL001은 예상보다 우수한 효능으로 평균 OS가 길어지며 내년 1분기 임상 2/3상 탑라인 발표 예정이며 긍정적인 발표 후 가속 승인 신청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해당 치료제가 상업화될 경우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콤퍼스에서는 BLA(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 제출을 2026년 하반기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