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열사 중 유일하게 PS 못 받아…김석 사장에 대한 기대치는 접어야 할 국면

▲ 김석 삼성증권 사장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김석 사장 교체효과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김석 사장 체제가 2기째로 접어든 가운데, 삼성증권 임직원들의 분위기가 침울한 모습이다. 삼성증권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중에서 유일하게 초과이익분배금(PS) 잔치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PS는 사업부별로 연초 세웠던 이익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지급하는 성과급으로, 삼성증권은 그룹에서 정한 목표수익(영업이익 기준) 4000억원을 달성하지 못해 그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다른 금융계열사들은 10~39%대의 PS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이 삼성그룹 PS잔치에서 빠진 것이 금융위기 이후 2010년부터 4년째라는 점에서 그리 새롭지만은 않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김 석 사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삼성증권 안팎에서 걸었던 기대감이 그 어느때 보다 높았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내부에서 적지않은 실망감을 부르는 모습이다.

김 석 사장이 취임될 당시 삼성증권은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태였다. 삼성증권은 금융위기 이후 2009년과 2010년 각각 3155억원, 33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마저도 2011년에는 2075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곤두박질 쳤다. 유럽 재정위기 등 국내외 증시 환경에 먹구름이 끼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이 2010년~2011년 사이 1000억원대에 달하는 손실을 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부침이 심한 시장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했을때 십분이해가 되는 성적일 수 있지만, 삼성증권이 삼성그룹의 핵심계열사라는 점에서 그 위상에 걸맞지 않는 성적표라는 평가도 꼬리를 물었다. 특히, 과거 삼성특검 관련 공판중 이건희 회장은 가장 중요한 회사가 어디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삼성전자 와 삼성생명이 가장 중요하다. 삼성증권은 미래에 가장 중요한 회사"라고 답했을 정도로 삼성증권에 거는 이 회장의 기대가 남달랐다는 사실에서 더 그렇다.

이런 상황에 삼성IB의 대부라 불리는 김 사장의 등장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렀다. 1954년생인 김 사장은 삼성그룹 내 재무담당 이사와 구조조정본부 상무, 삼성카드 영업본부 부사장, 삼성증권 투자은행(IB)사업본부 부사장, 삼성자산운용 대표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삼성그룹의 핵심인사중 하나로 거론된다.

특히, 김 사장은 삼성 비서실 출신으로 과거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과 관련해 '거짓 진술' 논란으로 유명세를 탈 정도로 삼성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측근으로 잘 알려져있다는 점은 주목된다. 과거 에버랜드 CB 편법 증여 의혹과 관련한 소환조사에서 당시 김석 삼성증권 IB사업본부 본부장(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당시 삼성 비서실 이사)은 “2003년 검찰 조사에서 미국에 있던 이재용 전무에게 전화로 전환사채 인수의사를 확인했다고 진술한 것은 거짓말이었다”고 밝혀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업계 베터랑인데다 총수일가와의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김 사장이 이건희 회장이 미래에 중요한 회사로 강조한 삼성증권의 지휘봉을 잡았다는 사실은 삼성증권 임직원들의 기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취임후 김 사장은 곧바로 위기탈출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김석 사장은 “기존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부분은 더욱 강하게, 약했던 부분은 보강할 계획”이라는 밝혔다. 김 사장은 이를위해 영업강화에 초점을 맞춰 리테일 부문을 강화했다. 과거 삼성증권의 강점으로 자리잡았던 리테일과 자산관리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포부였다. 최근에는 금융자산 30억 이상 초고액자산가들을 잡기위해 리테일본부 산하에 있던 초고액자산가 담당 조직을 ‘SNI본부’로 격상,분리해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했다.

하지만 김 사장의 노력은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모습이다. 김 사장이 진두지휘해온 지난해 성과가 목표치에 도달치 못해 삼성증권이 PS 대상에서 빠졌다는 사실이 이를 간접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이제 취임 1년이 지나가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김 사장의 이같은 노력의 결실이 언제쯤 맺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성과급 문제에서 엿볼 수 있듯, 취임 당시 높였던 김 사장에 대한 기대치는 현실적인 수준으로 다시 제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김석 체제 2기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김석 사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2등과 3등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압도적 1위를 차지하자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이 여전히 위기속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어떤 방법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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