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경영악화로 '몸살'…고액연봉 '펀드매니저ㆍ애널리스트' 업계에 칼바람

【중소기업신문=이민호 기자】국내 증권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대표적인 '증권맨'으로 인기를 구가했던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의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 증시침체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의 경영악화가 지속되자 고액연봉을 받는 이들 증권전문가들이 구조조정 1순위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삼성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수는 37명으로 전년보다 6명 줄었고, 동양자산운용은 23명으로 5명 감소했다. 산은자산운용(17명)과 IBK자산운용(13명)도 3명이 줄었고, 한화자산운용(34명) 역시 2명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금투협에 공시된 것보다 실질적인 인원감축이 더욱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보다 올해 증시상황이 더 안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 남아 있는 펀드매니저들의 자리보전 여부도 장담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지난해부터 불고 있는 펀드매니저들에 대한 구조조정 한파는 자산운용사의 경영악화가 주된 이유다.

랩어카운트 열풍과 펀드환매 충격으로 우후죽순처럼 자산운용사들이 늘어났지만 최근 증시불황이 가속화되면서 중소형사의 경영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3분기(2012년10월~12월) 전체 자산운용사 84개사 가운데 30개사(국내 22개, 외국계 8개)가 적자를 기록했다. 2012회계연도 누적 기준으로는 전체 약 40%인 33개사가 적자였다. 이는 2011회계연도보다 7개사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골드만삭스(-81억원), 피닉스(-22억원), 에셋플러스(-16억원), 프랭클린템플턴(-15억원), 유리(-13억원) 등은 1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무엇보다 대형사와 중소형 운용사 사이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운용사의 분기순이익은 747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85.6%를 차지했다.

자산운용사 전체 순이익은 872억원으로 전분기(841억원)대비 3.7% 증가했지만, 이는 전분기 대비 채무면제이익 등의 영업외수익이 증가했고 소송관련 손실 등 영업외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1179억원으로 전분기(1280억원)보다 7.9% 줄었다.

증권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리서치 분야의 애널리스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 주요 20개 증권사에서 활동하는 애널리스트는 913명으로 지난해 12월(928명)에 비해 15명 줄었다. 지난해 8월 897명을 기록한 이후 증가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증권사별로 1~2명씩 회사를 떠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각종 규제에다 주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이 비용절감과 인력감축 등 대규모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고액연봉을 받고 있는 애널리스트이 구조조정의 1차 타겟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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