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순익 58억서 총수일가 배당금만 44억 '돈잔치'…변제횡령금 회수는 아닌지?

▲ 오리온 담철곤 회장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3백억원대의 횡령‧배임혐의로 대법원재판중인 담철곤 오리온그룹회장의 ‘비윤리경영’은 현재 진행형이다. 담 회장이 재작년에  변제한 횡령금을 회수하겠다는 듯  지난해 전년보다 오리온의 이익이 격감했는데도 과다한 배당을 통해 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챙겨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가 하면 오리온은 그동안 국제밀가격이 내렸는데도 올들어 과자값을 대폭 올린데 더해 일부 제품은 내용물을 그대로 두고 포장만 바꿔 값을 인상해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품질관리에는 소홀, 지난해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결과 초콜릿에서는 기준치의 14배가 넘은 세균이 검출돼 오리온은 이를 회수조치하는 소동을 벌였다. 윤리적인 면에서 문제가 많은 경영행태들이 줄을 잇고 있다.

담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부회장도 담회장의 비윤리경영에 한 몫하고 있다. 회사자금 300억 을 횡령 및 배임혐의로 1, 2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인 담 회장사건에서 이 후보 역시 수사 대상에 올랐고, 조사 결과 회사의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CGCG) 는 지난 3월말 "부당한 주식거래로 이익을 얻었고, 지배주주 일가로서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은 이 후보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2일 재계 및 기업경영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해 기순이익 58억 원을 훨씬 초과하는 157억7천3백만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무려 270%에 이르는 배당성향을 보였다. 말하자면 회사가 한 해 동안 남긴 이익을 주주들이 몽땅 가져가고도 모자라 100억 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챙긴 셈이다.

횡령금 변제한 돈 돌려받으려 과다한 배당?

사실 오리온은 지난해 이익이 전년보다 격감해 이처럼 과다한 배당을 할 처지가 못됐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이 전년 459억8천800만 원 보다 400억 원 이상 줄어들었다. 그러나 현금배당은 전년도와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회사가 이런 배당을 결정하는데는 담 회장을 비롯한 지배주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리온 지분 28.48%를 보유하고 있는 담철곤 회장 등 총수일가는 총 44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담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이 22억8천7백만 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수령했고, 담회장은 20억3천8백만 원, 자녀인 경선 씨(28)와 서원 씨(24)도 각각 8천4백만 원을 받았다.

여기에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해 오리온 등기이사 급여로 최소 15억4천4백만 원을 각각 챙긴 것을 더 하면 담 회장 일가가 지난해 오리온으로부터 벌어들인 금액은 75억 원이 넘는다.

재계일각에서는 담회장이 이처럼 무리한 배당을 하는 것은 재작년 횡령금을 변제한데 사용한 돈을 회수하기위한 작업을 현재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해 담회장이 지분의 55%를 소유하고 있는 오오리온그룹 계열사 아이팩은 지난 3월 주주 등에 대해 200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 것의 연장선일 수도 있다는 것. 아이팩은 이 배당으로 회사 설립 이후 쌓아 둔 미처리이익잉여금을 모두 사용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아이팩의 고액 배당이 담 회장이 회사(아이팩)에게 변제한 횡령금을 돌려받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식담보대출-횡령금 변제-집행유예 판결-회사 배당금 통한 변제금 회수’의 과정을 통해 변제됐던 횡령금 대부분을 담 회장이 회수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는 오리온의 이번 무리한 배당도 아이팩처럼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오너개인의 배불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초코렛서 세균 득실… 과자 값 ‘꼼수’인상 소비자 울리기도

오리온은 이처럼 오너 배불리기에는 열중이었지만 소비자보호에는 소홀해 기업윤리적인 측면에서 문제가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2월 14일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생산된 ‘마켓오 캐치 유어 러브(초코 클래식 미니 스페셜)’는 기준치를 무려 14배나 뛰어넘은 14만 마리의 세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과자값 인상에는 주도적인 입장이었고 심지어는 내용물은 그대로 두고 포장만 바꾸는 ‘꼼수’로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최근 오리온이 닥터유 다이제오리지널의 제품가를 개당 1500원에서 2000원으로, 다이제초코의 제품가는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인상했다.오리온측은 그동안 밀가루가격인상에 따른 원가상승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이 밀가루 출고가 상승에 편승한 '꼼수'로 보고 있다.

오리온은 기존 700원이던 다이제초코의 제품가를 지난 2006년 1000원으로 인상했다. 일부제품에선 최근 몇 년간 내용물의 중량은 꾸준히 줄었지만 값은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도 다이제초코의 제품가는 1500원으로 25% 올랐지만 오리온이 지난해 5월 제품을 프리미엄 브랜드인 닥터유 계열로 리뉴얼하며 가격을 또다시 인상했다. 9개월 만인 지난 2월 오리온은 밀가루 가격 상승을 이유로 다시 한 번 제품가 인상을 단행했다. 같은 제품의 가격이 2년 사이 1500원에서 2500원으로 66.6% 오른 것이다.

담회장의 이같은 경영은  정도경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더욱이 담회장은  종업원들이 땀흘려 번 회사돈을 빼돌린 혐의로 1,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현재 대법원 재판중이다.  담 회장은 이제라도 정도를 걷는 경영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고 오리온그룹의 정상적인 발전을 꾀해야할 것이라고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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