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오스코어 분석, 매출서 원재료비비율 떨어져 영업이익 15% 급증에도 값 올려 ‘폭리’
대한제분 롯데제과 하이트진로 등은 원재료비 부담 대폭 줄어도 값 올린 대표적인 기업

【중소기업신문=박동완 기자】대형 식품업체들은 과다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올해 초 잇따라 제품가를 인상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식품업체는 올해 초 정권교체기에 당국의 물가관리가 느슨한 틈을 타 원재료가 상승에 따른 원가압박을 이유로 잇따라 제품가를 대폭 인상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너무 달랐다. 식품업체들의 주장과는 달리 매출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떨어졌다. 원재료 값 인상때문 제품가를 인상했다는 식품업계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재벌 및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19개 대형 가공 식품업체들의 지난해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매출총액은 35조4천800억원으로 전년 보다 20.6% 대폭 늘어났다. 이에 반해 원재료비는 15조6천600억원으로 16.3% 증가에 그쳤다. 이는 매출 증가율이 원재료비 증가율을 4.3%포인트나 넘어서 매출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하락해 그만큼 이익폭이 커졌음을 뜻한다.

이에 따라 2011년 1조8천300억원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이 지난해는 2조1천억원으로 14.6%나 크게 늘었다. 지난해 499개 국내 상장사의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마이너스 2%였던 점을 감안하면 가공 식품업체들은 원재료 부담이 떨어짐으로 인해 상당한 반사 이익을 챙긴 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상당수는 올해 초 밀가루, 콩, 우유, 커피 등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를 들어 제품가격을 대폭 올려 소비자부담을 가중시켰다.

오리온은 과자류 가격을 20-30% 올렸고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동아원 등은 밀가루가격을 7-9% 인상했다. 대상은 장류, 조미료를 6-8.9%인상했고 국순당은 백세주를 6-7% 올렸다.

가공식품업체 가운데 매출이 가장 큰 CJ제일제당의 경우 총매출에서 원재료값 비중이 2011년 60.8%에서 지난해는 55.2%로 낮아져 많은 이익을 냈는데도 제품가를 올려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증가율은 33.8%를 기록했지만 지난 1월 국제 원자재값 인상을 이유로 밀가류값을 8.8%, 장류가격을 7.1% 인상했다.

매출랭킹 2위인 대상역시 역시 52%였던 매출액 대비 원재료가격 비율이 50.9%로 떨어져 21.6%의 영업이익증가율을 나타냈지만 제품가인상에 뒤서지 않았다.

매출랭킹 3위 오리온은 원재료가격 비율이 11.6%에서 18%로 오르긴 했으나 여전히 원재료비가 20%를 밑도는 수준이어서 22.6%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원자재가격 비중이 가장 크게 하락한 업체는 대한제분으로 무려 마이너스 10.6%포인트에 달했다. 이같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은 437% 나 초고속성장했다. 국제밀가격은 내렸는데도 대한제분 등 제분업체들은 가격인상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다.

20대 식품 가공업체 중 지난해 매출 대비 원재료 가격 비중이 2011년보다 높아진 업체는 오리온, 롯데칠성음료, 남양유업, 매일유업, 삼립식품 등 7개업체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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