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인 김영환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6ㆍ25전쟁이 휴전한 지 환갑이 지났습니다. ‘전승절’로 둔갑시키는 북한의 선전 선동을 우리 매체 상당수가 여과 없이 복창했지만 한국의 발전에 경탄과 자부심을 지닌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미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6ㆍ25휴전 기념식에 참석하여 "6ㆍ25전쟁은 한국이 승리한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와 가장 활력에 찬 경제발전을 자랑했습니다.

종북주의자들이 통일전쟁이라느니 내전이라느니 요설로 진실을 덮으려 하지만 북한은 지구 최악의 압제와 빈곤 속에서 주민을 먹이지도 못하고 남의 손만 쳐다보는 실정입니다. 숙제는 통일인데 오바마 대통령의 낙관과 달리 지금 우리나라 정세로는 통일은커녕 나라도 추스르기 어려울 것 같은 위기감을 갖는 것이 필자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자유민주주의나 경제력의 우위만으로 통일을 이룬다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파괴적인 북한을 곁에 놓고선 안이한 생각입니다. 북한의 주장을 복창하며 내응하는 종북세력들이 어떻게 방해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국회, 법조계, 일부 공무원과 노조, 언론, 종교계 등 요소요소에 똬리를 튼 종북세력들이 국가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봅니다.

자유 베트남의 멸망 몇 해 전인 1967년 7월 실시한 대통령선거에서 변호사인 쭝딘쥬(張廷裕)란 후보가 11명이 출마한 선거에서 당선자인 구엔반티우에 이어 17퍼센트 이상의 대단한 득표를 기록하며 2등을 했습니다. 그의 선거구호는 미군 철수와 외세배격, 대북 협상과 자주통일 등 베트남 식 종북 구호였습니다. “내전으로 시체가 산을 이룬다. 외국군까지 끌어들였으니 조상들이 얼마나 슬퍼하겠는가? 우리는 동족이다. 얼마든지 평화적으로 통일할 수 있다. 날 찍어 달라.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는 북폭을 중단시키겠다.” 그는 1978년 미 FBI에 의해 북베트남 공산당원임이 밝혀졌습니다. 그는 통일이 되면 승승장구할 줄 알았겠지만 기다린 것은 350만 명과 함께 들어가 자신의 생을 마감한 ‘인간개조학습소’였습니다. 한번 반체제인 자는 다시 반체제라는 게 숙청 이유였죠.
 
닉슨 미 대통령은 반전 기운이 고조되자 비밀 평화회담을 열어 키신저와 레둑토가 1973년 1월27일 파리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미국의 베트남 전쟁 개입을 공식적으로 종결했습니다. 티우는 “미군의 북폭으로 북베트남은 궤멸 직전이다. 다 이긴 전쟁이다“라고 협정에 반대했지만 쭝딘쥬의 미 의회를 향한 호소가 먹혀들었습니다. 1973년 3월29일 미 전투부대는 베트남에서 발을 뺐습니다. 베트남 남북 정부는 휴전하였고 미군 전쟁포로가 석방되었죠. 협정은 남북 양측의 영토를 보장하고 선거를 통해 통일 정부를 구성하도록 규정하였으며, 60일 안에 모든 미군이 철군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못 미더웠던지 미국은 무려 12개국이 파리협정에 서명하도록 했습니다. 미국은 떠나면서 1,000여 대의 항공기 등 최신 무기를 남겨 베트남은 세계 4위의 공군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키신저와 레둑토는 노벨평화상에 선정되었지만 레둑토는 "평화가 오지 않았다"며 수상을 거부했습니다. 훗날 혹자는 “이 평화조약에 따라 이행된 것은 미군의 완전 철수밖에 없었다”고 혹평했습니다.

협정의 평화는 허구였습니다. 북베트남의 위장평화에 기만당한 것이죠.  소금으로 며칠을 연명하는 최악의 군대임에도 사기가 높았던 북베트남군은 1974년 12월부터 남하하며 자유 베트남 지역을 차례로 차지해가면서 1975년 4월30일 사이공을 함락했습니다, 무책임한 미 의회의 지원 반대로 자유 베트남을 지켜주겠다던 미 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대체로 부패한 군대로 제대로 싸우지도 못했지만 몇몇 베트남의 장군들은 자결로 조국과 운명을 함께 해 역사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티우는 재빨리 망명했습니다. 베트남 공산화를 피해 116만 명의 보트피플이 자유를 찾아 바다로 떠돌았고 11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베트남 내전에서 최대 310만 명이 숨졌습니다. 역사는 돌고 돌아 지금 미국은 중국에 대응하려고 다시 베트남에 군사기지를 얻으려고 합니다. 지키려다 잃은 것을 되찾자는 것이죠.

자유 베트남 패망 후 5년간 감옥에 갇혔던 이대용 주월대사관 공사는 미국의 학교 동기로서 막역했던 구엔반티우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북베트남은 멸망 직전이라 결코 자유 베트남을 침공할 수 없다고 자신했다고 합니다. 자유 베트남 정부와 군 수뇌부의 회의록이 24시간도 안 돼 북 베트남에 전달되는 간첩과 반정부 세력들의 천국에서 정확한 정보를 입수할 수 없었던 것이죠. 정보기관은 국가의 신경망인데 마비되었던 것이죠. 우리 좌익정권도 국정원 정예 요원 수백명을 해직시켜 대공 역량을 파괴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심지어 명단 제보로 북한 내 휴민트도 없앴다는 설이 있습니다.
 
최근 검찰은 국정원이 대공심리전 차원에서 인터넷에 단 댓글 70여개로 원세훈 전 원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엮으면서 오랜 친구인 건설업자로부터 1억7천만원의 금품을 받았다며 알선수재 혐의를 걸어 구속했습니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 등 군사도발, 우리민족끼리 같은 수십 개의 인터넷 사이트 선전 선동을 통한 종북세력 엄호와 정치공세, 금융전산망 해킹 등으로 대남 총력전을 펼치고 있죠.

국정원은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하는 ‘얼굴 없는 사람들’로 정치개입은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의 대남 기구들은 늘 남한을 향한 저주의 독설과 선전 선동 구호를 내뱉고 있고 종북 매체들은 나팔수처럼 원문 그대로 이를 전해 국민들을 세뇌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항하여 인터넷으로 정부를 옹호하면 선거법 위반인가요?

성탄절 점등도, 대북방송도, 북한 사정에 가장 밝은 탈북자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실상을 알리기 위해 가장 좋다고 역설하는 대북 전단 살포도 막고 있습니다. 심리전 균형의 상실입니다. 북한을 언제 자유민주주의로 바꾸겠다는 것인지요. 우파정권이 계속되고 있지만 북한 자유화운동을 지원할 대북인권법도 잊혀지고 있습니다. 먹을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도 인도적 지원입니다.

국정원은 최근 NLL대화록 원문을 공개했고 이에 반발한 야당은 대조하겠다며 국가기록원 소장본을 뒤졌지만 못 찾아내자 ‘사초 파기’라는 초대형 악재에 직면하여 움찔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차제에 노무현-김정일 대화록의 음성파일을 역사 앞에 공개하여 NLL포기와 북핵 용인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대공업무의 총본산인 국정원이 국가안보관 확립과 전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당연히 단행해야 합니다. 이는 정쟁의 불씨를 던지는 게 아닙니다.

김진태 의원은 지난 4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마천의 사기에 외부의 적은 적이 아니란 말이 나온다. 내부의 적이 그만큼 더 무섭다는 말이다. 지금 이 자리에도 대한민국의 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실험 규탄 결의안 표결에 기권한, 한미 키리졸브 훈련을 북한 공격 훈련이라고 매도하는, 애국가와 태극기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종북 성향 의원들이 그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국정원 사건 수사의 주임인 진재선 검사를 겨냥하여 “공소장을 보면 과연 대한민국 검찰의 공소장인지 걱정됐는데 의문이 풀렸다”면서 페이스북에서 “국정원 댓글을 수사한 검사가 종북세력입니다. 그는 최근까지 ‘사회진보연대’라는 단체에서 활동했는데, 그 단체가 발행한 월간지에는 ‘그렇소 나는 공산주의자요’라는 제목의 노골적인 공산주의 찬양의 글도 있습니다.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폐지는 기본입니다. 제 판단에는 PD 계열의 반국가단체(이적단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검사가 원세훈 사건을 처리한 겁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겁니다. 법무부장관은 오늘 국정조사에서 이런 사실을 모르고 사건을 맡겼다고 하면서도 당장 교체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교체할 경우 원세훈 사건의 정당성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을 우려한 것이죠”라고 주장했습니다.

어느 인터넷 언론 사장의 말대로 지금 공안검사 출신의 여당 국회의원이 현직 검사를 종북세력이라고 규탄하는 엄청난 사건이 지금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익 국정원은 좌익 검찰을 수사하라’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2년 전 '종북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한상대 전임 검찰총장의 시절과는 너무 다른 풍경이죠. 미증유의 혼란을 제때 대청소해야 합니다. 중대한 통일 과업을 앞두고 내부가 단결해야 한다는 것을 자유 베트남 패망과 6ㆍ25 휴전일의 교훈으로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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