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몸살' 한진·동부·현대 등 순위 하락…STX·웅진·동양 등은 대기업집단서 탈락할 듯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최근 10년 동안 부침을 거듭해 온 재계의 판도변화가 올해는 유동성위기로 상당수 재벌그룹들이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으로 있어 더욱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신전문업체이면서도 그동안 기업 확장을 거듭해온 KT가 10대그룹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최근 10년간 대기업 그룹의 공정자산 순위를 조사한 결과, 재계 순위에서 삼성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5대 그룹 아래 순위에서는 지난해 1998년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최대의 랭킹변화가 심했다.

건설업과 해운업황의 장기부진으로 유동성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좌초한 STX, 웅진, 동양 등 3개 그룹이 해체 위기속에 대기업 집단 지정에서 탈락하거나 탈락 위기를 맞고 있다. 재무구조악화로 최근 강력한 자구계획을 발표한 한진, 동부, 현대 등은 올해 재계 순위가 2~5단계씩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GS그룹과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추가로, 한진그룹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 추진하는데 따른 자산 변화가 생기면 10대 그룹의 랭킹도 뒤바뀔 전망이다. 이 석채 전 회장이 무분별한 기업확장으로 문어발식경영을 해온 KT의 10대 그룹 입성이 예상된다.

이 분석에 따르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그룹은 부영과 한라로 각각 14계단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영은 2004년 36위에서 지난해 말 22위로 14계단 올라선 가운데 올해 한진, 동부, 현대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그룹들이 예정대로 자산을 순조롭게 매각할 경우 다시 3계단이 상승해 17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부영보다 순위가 높았던 동부와 현대, STX는 자산 매각으로 처지가 뒤바뀔 처지에 놓였다.한라도 자산 순위가 2008년 53위에서 작년 39위로 14계단 치솟으며 부영과 함께 상승률 공동 1위를 기록했다.

3위는 미래에셋, 4위는 교보생명으로 각각 11계단, 10계단 뛰어 올랐다.미래에셋은 2008년 44위를 기록, 첫 대기업 집단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 33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교보생명도 2007년 53위에서 43위로 뛰었다.

이어 S-오일(30위→23위), 한국GM(34위→28위), 대우조선해양(24위→19위)도 각각 7계단, 6계단, 5계단 상승했다. CJ, LS, OCI, 한진중공업, 대성, 태영 등 6개 그룹은 각각 3계단을 올라섰다.

반면 한솔은 2004년 28위에서 지난해 50위로 무려 22계단 추락했다. 2009~2012년까지 4년간은 자산규모 5조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아예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조차 안 됐다가 지난해에서야 겨우 이름을 올렸다.순위 하락 2위는 대우건설로, 2004년 14위에서 지난해 27위로 13계단 떨어졌다.이어 이랜드 11계단(38위→49위), 세아 10계단(31위→41위), KT&G 9계단(28위→37위) 등의 순이었다.

현대와 동국제강, 코오롱, KCC 등 4개 그룹은 모두 8계단씩 처졌고, 현대산업개발과 KT, 효성도 각각 7계단, 6계단 떨어졌다.

특히 구조조정을 앞둔 한진, 동부, 현대 등은 올해 계열사 매각으로 자산이 크게 감소해 추가적인 순위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 순위 9위인 한진은 올해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S-오일 지분 매각, 부동산 매각 등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3조9000억원가량 자산이 줄어들어 재계 순위가 11위로 2계단 떨어지게 된다. 한진이 빠진 9위 자리는 11위였던 KT가 차지할 전망이다.

현대그룹도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등 4조원 이상 자산 매각이 이뤄질 경우 기존 21위에서 25위로 4계단 하락이 예상된다.

10대 그룹 내에서도 STX에너지를 인수한 GS그룹의 자산규모가 현대중공업 그룹을 뛰어넘어 7위와 8위의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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