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무제한 요금제 실상은 가입자 묶어두기?… 통신비부담엔 도움 안돼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LTE 무제한 요금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한쪽은 상도의에 어긋난다며 강한 비판을 거듭했고, 한쪽은 오랜 기간 준비한 요금제라고 맞섰다. 이동통신사들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인 것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저 ‘웃지 못 할 촌극’을 보는 것 같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3개 사업자가 ‘고만고만한’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은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3G 시절만 놓고 보더라도 SK텔레콤이 먼저 데이터 무제한 카드를 꺼내들자, KT와 LG유플러스도 합세, 전국민 데이터 무제한 시대를 열었다. LTE 요금제도 그리 큰 차이가 없다. 다소 차이나는 부분은 결합 혜택, 멤버쉽 정도 뿐이다.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도 대동소이하다. 먼저 선보인 LG유플러스나 SK텔레콤의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몇몇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 거기서 거기다. “요금할인을 적용 시 6만원대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문구도 두 회사 모두 넣었다. 부가세를 포함하면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중 6만원 이하 요금제가 1종 뿐이라는 사실은 쏙 빼고 알린다.

이동통신사들이 신경전을 벌이면서까지 고만고만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인 진짜 이유는 소비자 요금 올리기, 가입자 묶어두기다.

데이터 다량 사용자들에게는 반가운 요금제지만, 전체 사용자들로 놓고 보면 아무런 메리트가 없는 요금제다. 5~6만원대 가입자들을 상위 요금제로 올리려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10만원대 상위 요금제 사용자들이 하위 요금제로 바꾸면서 연간 1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업체들은 주장하고 있지만, 전체 가입자로 놓고 보면, 하위 요금제에서 상위 요금제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어나 결국 손실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보조금 경쟁에서 요금제 경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이동통신사들의 가입자 묶어두기다.

이동통신사들은 보조금이 없어져 단말기 할부금을 포함할 시 가계통신비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여부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 LG유플러스는 대박 기변 프로그램과 요금할인을 통해 갤럭시S5를 거의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고 자료를 통해 알리고 있지만, 실상을 따지고 보면, 요금제와 단말 할부금을 포함 월 당 8~9만원 이상을 지불해야만 한다.

거기에 더해 보조금이 없는 높은 단말 할부금 때문에 다른 통신사로의 이동도 쉽게 가입자가 선택할 수 없다. 보조금이 지속 풀리던 때에는 휴대폰을 쉽게 바꿀 수 있었지만 보조금이 없어져 쉽게 바꾸지도 못한다. 가두리양식처럼 자사 서비스들을 덕지덕지 붙인 치밀함도 엿보인다.

'말로만' 6만원대 무제한, 기변 프로그램 등은 결국 보조금 경쟁을 더 벌일 수 없는 이동통신사들에게 가입자를 묶어두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가계 통신비 인하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동통신사들이 고만고만한 요금제를 자기가 먼저 선보였다고 신경전을 벌이기 전에 소비자의 지갑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