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가는 국내판매가의 3분의1…외국선 국내보다 훨씬 싼 값에 판매돼
미래부, 다시 출고가 인하압박 예상…소비자들 인하운동 벌일 움직임

 

 

【중소기업신문=박동완 기자】삼성전자 휴대폰 판매가격이 제조원가(하드웨어)에 비해 너무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86만원에 판매되는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5' (사진)기기를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약 26만7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정부와 소비자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휴대폰가격 인하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시 인하압박을 가하고 소비자들도 국내판매가가 제조원가에 비해 너무 비싼데다 외국에서는 훨씬 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가격인하요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15일(현지시각) 시장조사기관 IHS의 자료를 미리 입수했다며 삼성전자 갤럭시S5의 부품 가격과 조립 공임을 합한 비용이 256달러로 보인다고 밝혔다.

IHS는 32GB(기가바이트)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장착한 갤럭시S5의 부품 원가는 251.52달러로 추산했다. 제조 비용(공임) 5달러를 더하면, 제조 원가는 256.52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가격에서는 소프트웨어와 물류, 마케팅, 라이선스 비용 등은 제외됐다.

IHS의 원가분석에 따르면 갤럭시S5의 가장 비싼 부품은 5인치 화면 모듈로 개당 63달러,삼성전자 자사의 모바일 D램과 플래시 메모리 등 메모리 제품은 33달러어치로 추산됐다. 메인 모바일 칩은 퀄컴 스냅드래곤 801로 개당 41달러로 계산됐다.

최신형 휴대폰 갤럭시S5에 새로 들어가 갤럭시S4와 차별화되는 부품인 지문인식 센서 부품가는 4달러로 애플 아이폰5S에 들어간 지문인식 센서(지난해 기준 15달러)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갤럭시S5의 주요 특징인 심박센서는 맥심이라는 회사가 만든 것으로 약 1.45달러로 계산됐다.

한편 갤럭시S5의 지문인식과 관련, 최근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독일 보안업체인 시큐리티리서치랩은 15일(현지시간) 갤럭시S5에 사용자 손가락이 아닌 위조 지문을 갖다 대자 잠금이 해제되는 실험 동영상을 공개했다. 또 액정이나 뒷면 커버에서 사용자 지문을 채취해 갤럭시S5 센서에 대면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큐리티리서치랩은 “지난해 아이폰5S 지문센서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보안장치가 뚫리는 취약점이 있었는데,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내면서 이런 점을 보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문인식 문제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제조원가가 드러난 것을 계기로 삼성전자휴대폰가 인하논란은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정부와 소비자들은 값이 너무 비싸니 내릴 것을 강력히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마케팅비용을 비롯한 제반비용을 감안할 때  휴대폰가는 결코 비싸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5 가격을 내릴는지는 알 수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가격을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한다. 내려도 그야말로 소폭인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현 국내판매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얼마 전에 삼성전자가 갤럭시S5를 출고하면서 미래창조과학부 최문기 장관의 요구에도 가격을 4만원인하하는데 그쳤다. 그야말로 가격인하 시늉만 한 것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일시에 대폭인하를 할 수 없는 고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일시에 값은 대폭 내리면 그동안 고가정책으로 폭리를 취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결과가 나오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값을 내리더라도 소폭인하에 그칠 공산이 짙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와 소비자들의 대응도 이번에는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위기다. 삼성전자휴대폰 값이 너무 비싸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만큼 미래부는 다시 가격인하압박에 나서고 소비자들은 종래보다는 훨씬 높은 강도의 가격인하요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미래부 최문기 장관은 삼성전자에 대해 휴대폰 출고가를 20%정도 인하를 요구한데 이어 미래부는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공문을 삼성전자에 보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장관의 요구를 묵살할 수 없었는지 갤럭시S5의 가격을 4만원정도 낮춘 인하시늉을 하는데 그쳤다.

20%정도 인하를 요구한 미래부로서는 삼성전자의 소폭인하로 체면을 구겼다. 이런 와중에 이번에 삼성전자의 국내판매가격이 제조원가에 비해 너무 높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면서  출고가인하문제를 다시 제기하면서 한층 강도 높은 인하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의 인하요구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비싸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이번에는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비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것도 국내시장에서는 외국에서보다 훨씬 비싼 값을 판매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휴대폰가인하투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비싼 휴대폰가격문제와 관련,서울YMCA는 작년 11월 성명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휴대폰 시장 독과점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서울YMCA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제조업체들의 휴대폰 가격이 비싸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가 ‘국내 유통 휴대폰의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YMCA는 이 성명에서 “삼성전자의 비싼 프리미엄 단말기 위주의 판매 전략으로 인해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고가 단말기 위주의 시장 수요가 고착화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서울YMCA 등은 앞으로 삼성전자가 휴대폰 가격인하요구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소비자들은 삼성전자가 휴대폰을 국내시장에서 비싸게 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적정가격정책을 유지하라는 투쟁을 본격화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근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11일(현지시간)부터 갤럭시S5를 구입하면 제품 하나를 더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판매 가격 86만6800원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내수시장에서만 비싸게 팔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버라이즌에서 약정 없이 갤럭시S5를 살 경우 메모리 용량이 16기가바이트(GB)인 제품은 599.99달러(62만2549원)로 국내 출고 가격보다 30% 정도 싸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16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갤럭시S5 국내외 가격은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메모리 용량, 지상파 DMB 기능, 배터리 수량, 거치대 지급 유무 등에 따라 제품 가격이 다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판매 가격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돼 있지 않아 실제 소비자 가격은 더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대만 판매 가격도 32GB 제품은 2만3900대만달러(82만2877원), 16GB 제품은 2만2900대만달러(78만8447원)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를 출시 때마다 해외 가격보다 비싸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이런 주장에 “제품 구성이 다르다”고 해명해왔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