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줄고 고액임금자인 임원은 더 늘어…'희망퇴직' 실시로 직원수 더 줄 듯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금융위기 이후 대신증권의 직원수는 줄었지만 임원수는 늘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근 대신증권이 실적악화를 배경으로 희망퇴직 등 인력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신증권의 이 같은 인력조정이 실적부진 책임의 대부분을 직원들에게 전가시켜온데서 나타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를 토대로 지난 2009년부터 국내 10대 증권사의 최근 5년간 임직원 현황을 조사해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지난해 말 임원수는 30명으로 2009년에 비해 6명(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직원수는 4.6%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09년엔 대신증권 임원 1명당 직원 90명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인당 직원 69명꼴로 줄었다.

대신증권이 전체인력을 줄이고 있는 것은 그동안 지속된 실적부진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대신증권은 실적부진을 거듭해오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무려  44%나 감소한  1조488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117억원의 적자로 돌아섰고 당기순이익은 239억원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건물 매각에 따른 것이다.

증시관계자들은 대신증권은 물론이고 증권사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나선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증권업불황의 여파 때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대신증권은 노조(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지부)의 주장처럼 KT 제휴 마케팅 관련 손실, 우리 F&I 인수 입찰, 고액배당 등에 대한 경영진 책임론 제기도 잇따랐다. 실적부진원인의 상당부분이 경영진의 판단미스에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대신증권에선 경영부진에 책임을 지고 퇴진하는 임원은 별로 없고 증원만 되면서 임원수는 계속 증가한데 반해 직원들은 대폭 감소했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신사업을 진출하는 과정에서 임원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대신증권의 직원수는 더 줄어들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창사이래 첫 희망퇴직 실시를 예고하고, 최근 전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설명회를 진행, 본격적인 희망퇴직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희망자에 한해 상반기 중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임금피크제 도입 등도 추가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경영진들이 회사부실에 대한 책임없이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예고된 희망퇴직을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으로 규정하고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그동안 대신증권 노사는 ‘전략적성과관리프로그램’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 과정에서 사측이 직원들에게 달성하기 힘든 목표를 준 뒤 이를 못 채우는 실적미달직원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이나 등산 후 증거사진을 내게하는 등 영업력향상과는 관계가 없는 요구를 해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끼는 직원들이 적지 않았다는 주장이 노조측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여러 교육프로그램중 하나이고, 교양차원의 일환"이라고 답했다.

대신증권의 '실적개선방침'에는 맞지 않는 인사정책은 다른 증권사와 비교된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해 임원수가 2009년보다 52.6%나 줄었지만 직원은 3.3% 감소하는데 그쳤다. 같은기간 대우증권은 임원수가 29.7%가 줄고 직원은 2.1% 줄었다. 증시침체라는 악재속에서도 일반 직원보다는 임금이 더 높은 임원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신증권 직원과 등기이사간 연봉격차는 3억9200만원으로 8.5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그중 이어룡 회장은 지난해 6억8500만원을 보수를 받았다. 이 회장의 장남인 양홍석 사장(보통주 6.66%)은 5억원 이상에 해당하지 않아 보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결정된 배당으로 계산하면 보통주 기준 6억7천만원 가량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이어룡 회장도 배당을 더하면 대신증권에서 받아가는 돈은 더 늘어난다.

대신증권은 올 초 보통주 1주당 200원, 우선주는 250원에, 총 162억원에 달하는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32억원)의 10배가 넘는 387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앞서 노조는 주총에 참석해 회사가 어려운 만큼 이사들이 받아가는 보수한도를 현 10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낮추자고 제안했지만 지분율에 밀리면서 관철에 실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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