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재무구조악화에 선제적 대응위해 44% 유상증자결정
실적부진 지속되는데다 주주피해도 예상돼 성공발행여부는 미지수

【중소기업신문=이민호 기자】 동국제강주가 유상증자결정에 급락하고 있다. 위기의 동국제강이  대규모 유상증자로 유동성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주주들에게는 큰 피해가 예상돼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24일 증시에서 동국제강은 유상증자결정에 하한가로 떨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동국제강주는 전날보다 대비 1660원(14.37%) 내린 98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동국제강은 통상의 범위를 넘는 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 있다. 동국제강측은 유동성위기심화를 우려한 선제적 대응차원의 유상증자라는 설명이지만 증권계는 동국제강이 돈이 말라 회사를 제대로 꾸려가기 어려운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그동안 철강업황의 장기불황에 따른 실적부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동국제강의 주력 사업인 후판(조선·해양플랜트 철강재) 생산은 조선업계 침체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의 순이익은 2011년 65억원이었으나 2012년 2351억원, 2013년에는 1184억원으로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동국제강의 실적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4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1분기 순손실 추정치는 372억원으로 적자가 예상된다고 증권사는 추정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철강 업황이 좋아지지 않는 데다 브라질 제철소 대규모 투자로 2012년부터 연결기준 연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해왔다.

동국제강의 수익전망도 현재로선 밝은 편이 못된다. 증권사연구원들은 “동국제강의 재무구조는 좋지 않은 편인 데다 후판 사업 전망도 밝지 않아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그만큼 기업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국제강이 단기간에 경영정상화에 진입할는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동국제강은 결국 유동성위기 탈출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다. 유상증자규모는 기존주식 수의 40%에 달한다. 동국제강은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발행 주식 수(6182만4290주)의 43.67%인 2700만주를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한다고 밝혔다. 발행 예정가격 8020원을 기준으로 총금액은 2165억원에 달한다.

동국제강은 이번 유상증자결정을 재무구조안정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지금당장 매우 어려워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올해 9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2500억원 외에는 대규모 자금 수요가 없고 이 또한 자체 보유 현금(등가물 포함 1조 2000억원)으로 상환할 수 있을 정도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번 유상증자는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해 재무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동국제강의 유상증자결정 배경설명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부정적인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동국제강이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한 것은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고 지적한다. 규모도 문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통상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기존주식의 20%안팎에서 발행되는 것을 감안할 때 동국제강의 유상증자규모가 40%를 넘는 것은 이례적으로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회사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전후사정에 비추어 동국제강이 실권주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이번 유상증자발행에 성공할는지는 미지수다. 실권주가 대량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주주들의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 발행 주식의 44%에 가까운 신주발행으로 기존 소액 투자자들로서는 발행 주식만큼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손해를 보게 된다고 증권사연구원들은 지적한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대출, 회사채 발행, 마지막이 유상증자인데 동국제강이 그만큼 자금 조달이 어려웠다는 것”이라면서 “동국제강의 재무구조는 좋지 않은 편인 데다 후판 사업 전망도 밝지 않아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그만큼 기업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