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은행 여수신금리차, 금융위기 이전수준에 근접…가계대출금리 하락이 주도"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의 예금 및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여수신 금리차 축소 혜택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2014년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여수신 금리차는 올해 상반기 중 1.84% 포인트로, 금융위기 이전(2003∼2008년) 수준인 평균 1.79%포인트에 근접할 만큼 낮아졌다.
 
잔액기준 여수신금리차도 지난 6월 말 현재 2.49% 포인트를 기록해 금융위기 기간인 2009년(2.15% 포인트)을 제외하면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대출 주체별로 살펴보면 가계 부문의 여수신 금리차는 올 상반기 1.44% 포인트로 금융위기 이전(1.77%포인트)보다 크게 하회했지만, 기업 부문의 여수신 금리차는 1.95% 포인트로 금융위기 이전(1.81%포인트)보다 다소 높았다. 
 

특히 중소기업의 여수신 금리차는 2.16% 포인트로 집계돼 금융위기 이전수준(1.91%포인트)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상회하고 있었다.   
 
한은은 "최근 은행 여수신 금리차 축소는 가계대출금리 하락이 주도하고 있다"며 "정부의 가계부채 관련 대책과 기업에 대한 높은 신용경계감 등이 대출종류별 여수신 금리차 축소폭에 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련 대책들은 가계대출금리가 기업대출금리에 비해 더 큰 폭으로 하락한 요인 중 하나였다.

가계부채 구조개선 계획에 따라 고정금리대출 목표 비중을 달성해야 하는 은행들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대폭 인하했다. 게다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금리 인하, 유동화조건부 적격대출 및 저금리 정책금융 확대 등도 가계대출금리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경계감 강화가 중소기업 대출금리 하락을 상대적으로 제약하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은행들은 내수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경우 경제여건 변화에 취약하고 회계·경영의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인식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은 대기업, 가계 등에 비해 은행대출 이외에 다른 자금조달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은은 이에 따라 은행들이 가계·대기업 대출보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덜 인하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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