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본 입찰 앞두고 2파전 압축속 치열한 인수전…동부특수강 몸값 치솟을 듯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동부특수강인수를 둘러싼 현대제철과 세아그룹 간의 인수경쟁은 본입찰을 앞두고 갈수록 뜨겁게 달아올라 동부특수강 몸값은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본 입찰이 실시되는 동부특수강 매각에는 현대제철 세아그룹 동일산업 등 3사가 참여했으나 인수의지나 자금조달능력 등에 비추어 사실상 현대제철과 세아그룹의 2파전 양상으로 압축된 형국이다.

현대제철가 세아 측은 기필코 동부특수강의 새주인이 된다는 각오아래 인수가격 등에서 통 큰 베팅을 검토할 것을 보여 동부특수강 몸값은 크게 치솟아 동부그룹의 유동성문제완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인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라는 사업목표를 감안할 때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수한다는 강한 인수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미 지난 8월 송충식 재경본부장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렸고, 삼일PwC와 HMC투자증권을 재무자문사로, 법무법인 태평양을 법률자문사로 선정해 인수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 등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특수강을 완벽하게 자체 생산해 제철부터 자동차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갖춘다는 점에서 인수전에서 결코 밀릴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인수에 실패할 것 같으면 오는 2016년부터 당진 특수강 공장에서 생산되는 선재의 2차 가공을 위해 세아그룹에 물량을 넘겨줘야 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제철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대제철이 틈나는 동부특수강 인수가 무산되면 선재의 2차 가공을 위해 하부공정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세아그룹의 인수의지도 현대제철 못지않다. 세아그룹은 EY한영과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각각 회계자문사와 법무자문사로 선정해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고 인수작업은 고(故)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일가인 이태성 상무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인수전략은 세아홀딩스가 중심에 돼 세아특수강과 함깨 마련하고 있다. 현대제철이라는 막강한 상대와 경쟁을 펼쳐야 하는 만큼 전략과 자금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데 지주사가 더욱 적합하기 때문이다.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인수를 불태우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큰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세계 최대 특수강업체로 부상하는 기반을 확고하게 다질 수 있다. 양사의 노하우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특수강 시장에서 세계 1위가 되겠다는 게 세아그룹의 전략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세아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이 협업하면 국내에서 증설경쟁이 제한돼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 이뤄질 것"이라며 "중소 철강사와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경쟁이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경쟁구도에 비추어 동부특수강의 몸값이 예상보다 크게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동부그룹이 산은에 넘긴 1천100억원을 훨씬 웃도는 3천억 원대까지 크게 치솟을 수 있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전망한다.

현대제철과 세아그룹이 얼마의 인수가격을 제시할지는 알 수 없으나 두 인수후보는 3천억원에 대해서는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인수후보는 시너지효과를 포함해 1천500억~2천억원이 적정선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선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의 관계자는 동부특수강을 2천500억 원이 넘는 가격에 인수하려면 차라리 공장을 새로 짓는 게 낫다고 지적한다. 특히 현대제철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자본 조달능력에서 아무래도 현대제철에는 못 미치고 현대차와 같은 후광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세아그룹도 막대한 자금을 들여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거액의 인수부담에 시달릴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어 터무니없이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하는데는 한계가 분명이 있다. 동부특수강의 새주인은 누가 될까.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