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는 부인하지만, 7개월 만에 또다시 구조조정설 확산
실적부진 깊어진 탓…최고경영진에 책임 물어야 할 때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올해 상반기 300여명의 직원을 내보낸 한화생명이 또다시 구조조정설에 시달리고 있다. 

장기적인 불황 여파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보험업계가 올해 초부터 비용절감을 위해 '구조조정 카드'를 잇따라 꺼내든 상황에서, 새로운 수장의 등장과 맞물려 추가 인력감축설에 휩싸인 한화생명 직원들은 앞으로 닥칠지 모를 구조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김연배 부회장을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연말에 700명 수준의 추가 인력감축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5월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 300명을 감축했다. 비슷한 시기에 인력감축에 나섰던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각각 1000명, 700명을 내보낸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축규모가 적었다.  

게다가 한화생명을 살릴 '구원투수'로 등장한 김연배 대표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최측근 인사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라는 점도 구조조정설을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회사측이 '추가 구조조정은 없다'며 적극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화생명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구조조정설이 흘러나오는 이유는 단연 '실적부진'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53억원으로,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교보생명(2756억원)보다 703억원 가량 적었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수익률(ROE)의 경우 한화생명은 5.74%를 기록한 데 반해 교보생명은 9.00%로 크게 높았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에서도 한화생명(261.4%)은 교보생명(314.9%)에 크게 뒤처져 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에다 경기불황 여파에 시달리며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한화생명 입장에선 향후 닥쳐올 경영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인력 감축을 통한 '감량경영'으로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되면서 인사 적체 해소와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축소, 경비절감 등 긴축경영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상황"라며 "실적회복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금융권의 몸집줄이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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