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원선에 인수, 특수강 일관생산체제 갖추게 돼…세아,포스코 바짝 긴장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의 새주인으로 결정됐다. 현대제철은 자금력을 앞세워 동부특수강을 인수, 특수강 일관생산체제 기반을 갖추게 됐으며 이에 따라 특수강시장의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24일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격적인 인수절차에 들어가며 향후 특수강업계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동부특수강의 매각을 주관한 산업은행에 따르면 전날 본입찰에는 현대제철과 세아그룹만 참여했다. 또 다른 인수 후보였던 동일산업은 막판에 접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현대제철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3000억 안팍을 써 인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인수경쟁을 벌이면서 인수가격과 관련, 약 3000억원 정도면 특수강 2차 공정을 새로 건설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금액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점을 감안할 때 인수가격은 3천억원 선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번 동부특수강 인수로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구상해 온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내년 10월 충남 당진에 봉강 50만톤 및 선재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특수강 원재료 공장을 준공하고 2016년 본격적으로 특수강 시장에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진 특수강 공장에서 나오는 선재를 받아 직접 2차 가공할 수 있는 동부특수강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현대제철의 특수강 일관체제가 완성되면 현대차그룹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소재-부품-완성차로 연결되는 일원화된 R&D 체계를 구축해 자동차 맞춤형 소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의 이번 동부특수강인수로 특수강시장에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의 새 주인으로 등장함에 따라 포스코는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동부특수강에 원재료를 공급해온 포스코 대신 향후 현대제철이 공급처 역할을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신규 구매처를 적극 발굴해 공급처를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아그룹도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함에 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진 공장이 가동돼도 세아특수강과 와 격차가 나지만 현대제철의 공격적 경영 스타일을 감안하면 증설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아그룹은 특수강 사업수익의 50%가 현대차그룹에 몰려있는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아가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염두에 두고 포스코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도 현대제철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현대차를 등에 업고 자동차 부품 시장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세아는 새로운 수요처를 적극 발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로 국내 철강업계의 합종연횡도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을 합병해 덩치를 키웠고, 동국제강도 최근 자회사인 유니온스틸과 합병했다. 세아도 포스코특수강 인수로 몸집 불리기에 나설 채비다. 매물로 나온 동부제철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세아홀딩스는 앞으로  특수강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세아홀딩스는 이날 “예비 실사 기간 동안 면밀한 검토를 통해 동부특수강의 현실적인 가치 및 발전 가능성, 산업 보존 효과 등을 고려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금액을 도출해 입찰에 제출했다”며 “기업 재무건전성 및 주주 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무리한 금액을 제출하는 것은 애초에 배제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에 대해 큰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