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롯데건설이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오랜 숙원사업결실에 잇따라 재를 뿌리는 식의 일들이 빈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안전성 시비가 여전한 상황에서 롯데건설의 '변칙경영'으로 롯데그룹의 명운이 걸린 '제2롯데월드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아시아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해온 제2롯데월드 건설이 하나씩 현실화되고 있다. 최고 123층에 맞춘 건설공사는 나날이 그 키를 높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울시의 승인으로 저층부 임시개장도 이뤄졌다. 지난 1988년 1천억원에 부지를 매입한 이후 26년간 신 총괄회장에 이어 신동빈 회장까지 대를 이어 공들여온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이 그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현재 이 사업을 보는 세간의 시각은 양분돼 있다. 한 기업가의 경영판단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명물이 서울에 세워지게 됐다는 우호적인 시각과 한 돈 많은 재벌이 평생야욕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꿈을 실현시키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갈린다.

부정적 인식의 바탕에는 그동안 제2롯데월드 건설과정에서 불거진 ‘서울공항 활주로 변경’·‘씽크홀’ 등 숱한 의혹과 논란이 깔려있다. 이는 제2롯데월드가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되기위해 반드시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겨지고 있다. 특히, 안전문제에 대한 의문은 서울시의 '문제가 없다'는 확인에도 여전히 가시지않는 모습으로,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명백한 해답찾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롯데건설은 바로 안전문제에서 재를 뿌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총수일가의 야망을 받들어 제2롯데월드 건설을 주도하고 있는 시공사 롯데건설이 잦은 안전사고나 불공정하도급행위 등으로 오너의 숙원사업에 오점을 찍고 있다.

그동안 제2롯데월드의 건설과정에서는 사망사고 등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핵심 기둥 균열, 거푸집-철제 파이프 추락, 롯데월드타워 47층 컨테이너 화재 발생 등이다. 이는 공기가 우선이지 인부들의 안전은 뒷전이라는 롯데건설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의심을 낳았다. 그래서 초고층 빌딩 건설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웠고 '사고월드'라는 오명이 붙을 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제2롯데월드몰의 일부 층 바닥에서 균열이 발견되면서 안전문제를 재점화시켰다. 특히, 롯데건설측이 옛 서울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한 콘셉트라고 해명한 이후 이 곳에 시멘트를 발라 다시 메꿨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구조적인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서울시의 설명에도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금속부착물이 떨어져 협력사 직원이 머리를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인재'라는 지적이 이어졌고, 롯데건설의 책임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씽크홀' 등 안그래도 근원적인 안전문제 대한 숱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건설자체에 대한 불신을 더욱 돋우는 양상이다. 시민단체들은 안전성이 완전히 확보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총수의 야망실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양산하는 요인은 또 있다. 롯데건설의 끝없는 '변칙경영'이다. 유망중소기업이었던 아하엠텍은 관행상 롯데건설의 구두협약 등으로 약속을 받아 추가공사를 진행했지만, 정식계약이 없었다는 이유로 롯데건설이 추가공사 대금지급을 하지 않아 도산위기에 몰렸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 회사가 공정위에 제소해 롯데건설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중징계가 필요하다는 심사보고서가 나왔음에도 '경고'와 '무혐의' 등의 경징계 처분을 내려지면서 그 배경이 주목됐다. 이후 해당 사건을 맡았던 공정위 상임위원이 롯데건설을 대리한 법무법인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로비에 따른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시민단체의 비판이 나왔다. 제2롯데월드 건설에서 인테리어공사를 진행한 다윈인터내셔날 역시 비슷한 이유로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결국 공정위가 나서 조사가 벌이고 있다.

지난 30일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주재로 제2롯데월드몰의 개장을 기념해 입주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롯데월드몰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쇼핑 명소가 되도록 변함없는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은 건설과정에서 롯데건설이 지금까지 보여준 '변칙경영'과 '안전불감증'을 되풀이한다면 그 꿈 실현은 롯데만의 기대로 끝날 확률이 높다. 롯데그룹의 숙원사업 '제2롯데월드 건설'에 대한 여론은 결국 어느쪽으로 쏠리게 될까. 롯데건설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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