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인 JSI파트너스 대표
"생존경쟁은 모든 생물이 높은 비율로 증식하는 경향에 따라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결과이다."

박물학자이자 진화론자인 '찰스 다윈(Charles R. Darwin, 1809-1882)'의 <종의 기원>에 있는 말이다. 그의 말대로 사람들은 생을 영위하기 위해서 경쟁하고 있으며, 기업의 세계는 더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제품이나 신기술 개발에 잠시 한눈을 팔면 경쟁에서 처진다. 경쟁사가 새로운 무기를 들고 나오면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막대한 돈을 쏟아 부으며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한다. 이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생존의 몸부림을 외면하고 무임승차하려는 사람이나 기업들이 많다. 타사가 개발한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무작정 폄하(貶下)하거나, 모방한 유사품으로 시장을 교란시킨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가 있을까. 일부 콘크리트 파일 업체들의 문제다.

"건설 현장의 안전 문제가 온 국민의 관심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강도 콘크리트(PHC파일)에 대한 일부 제조사들의 행태(行態)가 도(度)를 넘고 있습니다. 뚜렷한 증거 제시나 검증도 없이 신공법을 폄하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 분야의 전문 기업인 SE 송기용(44) 대표의 말이다. 그는 '애써 개발한 신공법에 대해 무조건 깎아내리려는 풍토가 없어져야 한다'고 개탄(慨歎)한다.

특히, 선단 확장 PHC파일은 '국가 규격인 KS제품이 아니다', '공인된 성능 검증이 아니다' 등의 문제 제기로 '오히려 건설업 발전과 안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말이다.

또한, 송기용 대표는 "KS규격의 Steel Plate를 가공한 제품으로 KS인증을 받은 시스템에 의해 완성된 PHC파일에 공장에서 고객의 요청에 따라 부착해서 PHC파일을 출하하는 것이기 때문에 KS와 동등, 또는 그 이상의 성능을 확보한 제품이다"고 했다. 그리고, "선단확장 PHC파일 공법은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및 대한건축학회의 인증을 받아 안정성을 확보한 공법이다"고 했다.

일부 업체들의 무분별한 문제 제기에 대해 최근(10/28) 행정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쐐기를 박았다. "현재 시공하고 있는 3생활권 2개 현장의 선단 파일에 대한 품질 및 설계지지력 등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업체들은 여전히 반대 논리를 펴고 있다.

'파일은 건물이나 구조물의 기초를 튼튼히 한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어쩌면 건물 안전의 기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연약 지반에 대한 공사가 늘어나다보니 파일의 길이가 종래의 10-15m에서 30-40m로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구 밑바닥까지 파일을 박을 수는 없을 일. 안전도와 지지력을 높이면서 원가 절감의 효과까지 가져오는 선단 확장 PHC파일의 대세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설현장의 시공관리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자재와 공법이라고 해도 엄격한 시공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다"면서 "일부 PHC 파일 제조사들의 불공정한 카르텔 형성으로 기술의 진화(進化)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무조건 상대방의 제품이나 공법에 대해 발목을 잡지 말고 건설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중지(衆智)를 모아야 한다. 건설 선진화는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이라 서다.

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온 단풍이 형형색색 아름답기 그지없다. 나무 이파리도 작별을 고(告)하며 아름다움을 선사하는데, 살아 있는 사람들은 왜 그렇지 못할까. 가을이 쓸쓸해지는 이유다.

 [약력]
▲전 대우건설 홍보실장(상무)
▲전 팬택 전무
▲현 JSI파트너스 대표
▲일본문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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