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인수의지 약화에 중국금융사도 참여의사 안보여 예비입찰 유찰 가능성

【중소기업신문=이수정 기자】 우리은행의 매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10년 넘게 추진해온 매각작업이 올해도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인수후보자들 인수의지가 크게 약화된 데다 부실채권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인수후보들의 인수부담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은행 인수에 유일하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온 교보생명은 지난 18일 오후 정기 이사회에서 우리은행인수 입찰에는 참여한다는 방침아래 경영권 매각 참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서는 가이드라인을 결정하는 수준에서 그쳤지 실제인수방침을 결정하는 문제는 조만간 열릴 경영위원회에 위임하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교보생명의 인수의지가 한 풀 꺾인데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한동안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중국 안방보험 등 다른 인수후보도 사실상 참여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는 28일 예비입찰은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계는 우리은행의 민영화는 내년 이후로 연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직을 걸고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사시키겠다’던 다짐도 이제는 빈말이 될 상황이다.

우리은행을 사겠다고 덤비는 사람들이 왜 이리 적을까. 브랜드가치와 국내굴지의 대형은행인데도 인수매력이 없는 것은 거대규모의 부실채권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실제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부실채권(NPL)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을 의미하는 NPL커버리지비율은 2011년 말 144.3%에서 올해 3분기말 92%로 급락했다.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공적자금 투입된 정부소유 은행이란 점에서 이런 저런 부실을 흡수해와 부실이 늘어났지만 행원들은 그동안 너무 열심히 일해 온 것을 높이 평가받지 못해 억울한 측면이 있다” 면서 하루속히 주인이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지난 10년간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이라는 이유로 안게돼 크게 늘어난 부실채권을 대폭 털지 않는 한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후보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부실의 규모를 줄이고 투명화 하는 특단의 정비작업이 매각 전에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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