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억달러 투자 개발자 생태계 조성…LG "타 브랜드와 연동 강화" 시장 선도
화두는 '개방성'이지만 사물인터넷시대 열면서 수집·가공되는 정보 보안 문제 대두

▲ 삼성전자 윤부근 대표가 CES2015 기조연설을 통해 사물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5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사물인터넷에 포커스를 맞췄다. 두 회사 모두 플랫폼을 강조하며 개방형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센서 등을 활용 수집된 정보들을 기기들과 연결, 편리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이 저마다 사물인터넷에 주목하며 여러 기술들을 과시하고 생태계를 갖추려 노력하고 있지만, 여러 기기들을 통해 수집되는 정보와 이로 인한 보안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우려들도 나온다.

◆삼성, 센서 등 반도체로 사물인터넷 정조준

6일(현지시간) 개막한 CES2015에서 삼성전자는 인간 중심의 기술철학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 생태계,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CE부문장 윤부근 대표는 지난 5일 기조연설을 통해 올 한해에만 사물인터넷 개발자 지원에 1억달러를 투자하고 오는 2017년까지 삼성전자 TV, 2020년까지 모든 제품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의 전략은 초저전력 센서와 강력한 프로세싱 능력을 집적한 반도체를 활용한 전자제품 간의 연결이다. 삼성전자는 20여종의 냄세를 구별할 수 있는 초소형 후각센서, 미세 움직임을 파악하는 동작인식 센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램을 집적한 ePOP 반도체 등을 공개했다.

센서 기술들이 활용되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디바이스를 통해 집안 가전 기기 제어 뿐 아니라 정보 확인 등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쇼핑하기 전 냉장고가 얼마나 차 있는지 여부를 스마트폰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퇴근 하기 전 청소기를 돌릴 수도 있다. 배게에 센서를 탑재, 수면시간을 체크, 기상시간을 제시하거나 취침예약을 할 필요 없이 TV가 자동으로 꺼지는 등 생활 속 편리함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삼성전자 윤부근 대표는 “사물인터넷은 결국 사람이 안전하고 편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사람이 사용하는 모든 제품, 자동차는 물론 길게 보면 길거리 조명이나 보도블록까지 연결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방형 생태계를 중요시 하고 있다. 현 정보통신기기 시장에서 그 어떤 좋은 제품이 출시된다 하더라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등이 없다면 사실 상 무용지물.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와 같은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개발자들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사물인터넷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려면 서로 다른 기기와 플랫폼 사이 장벽이 없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기술과 제품은 이러한 개방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개방형 플랫폼 업체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 LG전자가 현지시각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LG전자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었다. LG전자 CTO 안승권 사장이 CES2015에서 전략제품과 기술을 소개하는 모습
◆LG전자도 개방형 플랫폼 강조, 연결성도 강화

삼성전자 뿐 아니라 LG전자도 CES2015에서 사물인터넷 시장 공략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웹OS, 웰니스 등 자사 플랫폼을 통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한편 기기 간 연결성 강화, 개방형 생태계 조성으로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LG전자가 CES2015에서 소개한 웹OS 2.0는 LG전자만의 스마트TV 전용 플랫폼이다. 소비자 사용 패턴을 감안해 직관적이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탑재하고 홈 화면 로딩 시간, 앱 화면 전환 시간 등도 2배 가량 단축했다. LG전자는 웹OS를 TV 뿐 아니라 호텔TV, 디지털 사이니지 등 B2B 제품에 적용한데 이어 향후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웹OS 2.0과 함께 소개한 웰니스 플랫폼은 생체신호분석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등과 가전제품을 연동, 신체 건강부터 생활 환경까지 관리한다. 사용자의 수면 습관, 심장 박동 수 등 다양한 신체정보를 분석,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 주변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

LG전자는 다른 제조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췄다. 타 브랜드 기기와의 호환성 향상을 위해 ‘올씬 얼라이언스’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올조인, 사물인터넷 글로벌 표준화 협의체인 원엠투엠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주요 스마트홈 서비스 사업자, 원격 제어기술 인증업체들과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LG전자는 지난해 CES2015에서 선보였던 ‘홈챗’의 타 기기 연동성을 살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홈챗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가전제품과 채팅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다. 최근 미국에서 선보인 스마트 온도 조절기 ‘네스트(Nest)’와의 연동 서비스를 시작으로 향후 스마트카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기와도 연동할 계획이다.

◆사물인터넷 시대, 보안 중요성 대두

전자업체들이 사물인터넷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고 서서히 시장이 펼쳐지고 있지만 이에 따른 우려들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보안이다.

사물인터넷은 앞서 열거한 대로 기기 간 정보를 주고 받으며 사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기술들이다. 사용자의 건강 정보 뿐 아니라 기기 사용패턴 등의 정보가 센서를 통해 수집된다. 이 같은 사용자의 정보가 보안사고로 유출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단순 정보들이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일정수준 이상의 정보 수집과 이에 대한 가공, 처리가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업체의 데이터 서버 등이 필요한데 만에 하나라도 보안사고가 일어날 경우 지금까지 일어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는 그 규모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BBC 등 해외 주요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CES2015에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이디스 라미레즈 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신용기록, 건강, 종교, 환경, 가족, 친구 및 기타 정보들이 수집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이 사용자들의 건강을 개선시키거나 경제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그만큼 사이버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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