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부터 노조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사업장 곳곳서 대규모 '투쟁깃발'올려
삼성, 올해 전례없는 노사갈등에 휘말릴 듯 …무노조경영 존속에 분수령될 전망

▲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그룹 신임 임원들이 만찬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신라호텔 앞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서비스기사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중소기업신문=박홍준 기자】 새해벽두부터 삼성의 ‘무노조경영’이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무노조 경영'을 해오고 있는 삼성그룹의 여러 개 사업장에서 한꺼번에 노사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앞으로 삼성전자서비스협력센터 노조를 비롯 삼성사업장에 결성된 노조들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노조탄압을 지속하고 있는 삼성의 무노조경영을 타파하기 위한 투쟁을 훨씬 강도높게 전개한다는 방침으로 있어 올해 삼성은 창사이래 가장 격렬한 노사갈등에 휩싸일 전망이다.

특히 이들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후계구도를 마무리한 후 ‘이재용 삼성시대’를 열면서 부친의 무노조경영까지 승계할 경우 ‘이재용 삼성시대’를 여는데 대한 사회적 승인을 얻지 못하게 된다면서 이 부회장이 무노조경영에 전향적인 조치를 취할 때 까지 노조결성확대와 조직확대 등을 통한 투쟁력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26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삼성계열사나 계열사 관련 사업장에서 노조가 잇따라 결성되고 있으며 이들은 삼성의 비뚤어진 노조관을 바로잡고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와 시위를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심지어는 노조가 아닌 노동자협의회도 집회를 갖는데 이어 파업도 벌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서비스 진주·마산센터 노동자들이 '폐업철회', 삼성테크윈·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삼성탈레스 노동자들은  '매각철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노동자들은 '임단협 체결'을 요구하면서 거리에 나서 투쟁깃발을 높이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진주·마산센터의 경우 노조원들은  센터의 폐업이 노조파괴를 위한 ‘위장폐업’으보고 한겨울에 길거리로 나서 처절한 '폐업철회'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위탁업체인 이 두센터는 경영적자 등의 이유를 들어 폐업이 불가피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노조 측은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를 파괴하거나 무력화하기 위해 노조조직률이 높은 이 두센터를 골라 위장폐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주센터는 지난해 10월 6일, 마산센터는 올해 1월 2일 폐업했다. 

 진주·마산센터 조합원들은 이에 따라  창원 성산구 상남동에 있는 창원센터 앞에서 지난 22일 시위를 한 데 이어 앞으로도 이곳에서  자주 집회를 갖고 폐업철회를 촉구할 계획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경남지역분회는 지난 16일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1킬로미터 가량 거리에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창원센터 앞까지 '위장폐업 철회 요구 10보 1배'를 벌이기도 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마산·진주분회 조합원들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앞에서 "비정규직 서비스 기사 노동탄압 중단"을 외쳤다. 이날 저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신라호텔에서 '삼성그룹 신임임원 만찬'에 때를 맞춰 이 재용 부회장 등이 노조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조합원들은 "삼성을 위해 일했는데 억울하게 해고됐다", "비정규지 철폐하라", "위장폐업 철회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고 외쳤다. 이날 조합원 3명이 만찬회장으로 들어가려고 하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유영일 지회장은 "폐업은 자본의 '갑질'이다, 재벌의 갑질에 더 이상 놀아나지 않겠다"며 "비정규직과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통곡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테크윈·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삼성탈레스 노동자(노조․비상대책위)들도 한화그룹에 매각발표이후 공동투쟁에 나서 매각을 철회하라고 절규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의 경우 지난해 11월 매각방침 발표 뒤 창원2사업장과 창원3사업장 소속 10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해 매각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1일 삼성그룹 본사 앞에서 공동항의서한을 내면서  '매각 반대'를 크게 외쳤다. 4개 업체 노동자들이 공동 집회를 한 적은 삼성그룹 창사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공동항의서한에서 이들은  계열4사의 매각본질이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경영권 세습에 따른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자본거래며 사업의 경쟁력강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지적하고  "이에 부당한 절차와 잘못된 결정에 의한 매각은 전면 백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은 노동자들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악질적인 노조탄압과 사내 인터넷망 등을 통해 노동조합을 불법과 폭력을 일삼는 이상한 단체로 매도하는 행위, 그리고 조직적이고 악질적인 노노간의 갈등 조장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4개사 노동자들은 오는 29일에도 2차 상경투쟁을 할 예정이다.

조합원 찬반투표부결로 지난해 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한 삼성중공업의 노사갈등도 여전히 심화되고 있다.이 회사 노동자협의회는 '초과이익분배금(PS)'과 '생산성격려금(PI)'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파업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이다.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9일 삼성그룹 본사 앞에서 상경집회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파업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86.6%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노동자협의회가 당장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룹차원의 개입을 경계하고 있다. 자칫 노사협의가 협의회탄압으로 돌변할 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으로 보인다. 협의회는 최근 사측에 대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삼성중공업 노사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요구하고 있다. 이는 미래전략실이 이 문제에 개입하면 언제라도 노조를 결성할 것임을 경고하는 멧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후계체제가 이 재용 부회장으로 넘어가면서 그간 노조와 시민단체들로부터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온 무노조경영이 이제는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이며 “올해는 삼성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한 무노조경영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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