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여 고객정보 유출하고도 허술한 정보관리로 통화기록 70만건 유출
뒤늦게 “피해보상” 약속했지만 고객 피해사실입증 해야해 보상에 소극적

▲ 메리츠금융지주 조정호 회장

[중소기업신문=이수정 기자] 메리츠화재 조정호 회장은 고객보호는 뒷전이고 자기 배불리기에만 전념하는게 아닌가하는 지적을 받고 있다.

몇년 전에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전력이 있는 메리츠화재가 또다시 중요한 고객정보가 담긴 통화파일을 대량 유출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고객정보 유출사태가 금융사들의 정보관리에 경종을 울렸는데도 메리츠 화재는 고객의 통화기록을 유출시켜 개인정보관리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고객정보유출사태로 조 회장의 경영관에 대한 의심도 일고 있다. 조 회장이 회사의 저조한 실적에도 고액연봉을 챙겨 들끓었던 비난여론이 말끔히 가시지 않은 터에 허술한 관리가 의심되는 개인정보유출사건이 또 터지면서 메리츠금융그룹과 조 회장이 고객돈을 맡아 운영하는 금융사로써 응당 갖춰야할 기본적인 경영관을 결여하고 고객의 재산보호에 대한 책임의식도 희박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화재의 고객 통화내용 70만건이 인터넷상에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기에는 상담과정에서 확인되는 고객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은 물론 교통사고 이력, 병원 진단내역 등 민감한 개인정보도 들어있었다. 이번 사건은 손해사정 관련 위탁업무를 맡은 메리츠화재 협력업체의 백업서버가 외부 접속이 가능한 상태로 장시간 방치되면서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사의 문제라고는 하나 메리츠화재가 관리부실 책임을 면하기는 힘들다.

메리츠화재의 허술한 개인정보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3년에도 16만여명의 고객정보가 외부로 털리는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질병사망담보 가입금액, 중상해교통사고처리지원금 가입금액, 가입상품명, 증권번호, 보험료, 고객명, 고객직업, 위험등급, 생년월일, 연락처 등 고객정보가 털렸다. 이는 한 내부직원의 일탈에서 불거진 사건이었지만, 메리츠화재의 고객정보관리 실태가 엉망이라는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메리츠화재는 사과문을 통해 "내부직원의 개인정보 유출 시도로 인해 보험계약자의 일부 정보가 유출된 데 대해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내부 보안체계와 직원들의 보안의식을 강화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것처럼 시간이 흘러도 별로 변한것은 없어 보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메리츠화재 경우와 같은 기업들의 잦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막기위해서는 지금보다 강력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횟수에 상관없이 한번 사고가 나면 피해금액의 수십배를 과징금으로 물리는 ‘징벌적 배상책임제’ 등이 그것이다.

뒤늦게 사고를 인지한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25일 발생한 정보유출 사고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뒤 "협력업체의 잘못이지만 관리 감독 책임을 인정한다"면서, 만약 피해가 발생하면 모두 보상할 방침이라며 밝혔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고객들이 피해사실을 입증해야해 적극적인 보상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사고 있다. 사실 고객들이 정보유출에 따른 피해를 입증하기는 쉽지않다.

메리츠화재가 고객보호에 소홀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다시 조정호 회장의 고액연봉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즉 조 회장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는 전력투구를 하면서 고객을 중시하는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2012년도 기준 보험사 등 계열사에서 한 해 동안 총 136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챙기면서 눈총을 받은 바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2012년 순이익이 960억원으로 전년보다 69% 감소했던 상황이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이 빗발쳤고, 급기야 조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점검까지 이뤄졌다. 결국 조 회장은 회장직을 물러났다. 하지만, 지난해 3월 9개월만에 전격 회장직에 복귀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현재 메리츠화재는 지속된 깊은 수익성 부진으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2.9% 감소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