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카드는 없어 경영권 확보는 어려워…넥슨의 주주제안은 안건에 포함 안 돼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주주총회가 27일 열린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협력으로 엔씨소프트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넥슨이 이번 주주총회에서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넥슨의 주주제안과 관련된 사항이 안건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달 27일 오전 9시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제1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여론전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와 전격적으로 지분교환을 통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다소 밀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엔씨소프트는 3803억원 규모의 넷마블 주식을 취득하고, 자사주 195만여주를 넷마블에 매각했다. 주식 스왑이다. 엔씨소프트가 자사주를 매각하면서, 주주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넥슨이 최대주주(15.08)인 점은 변함 없지만, 3대 주주로 넷마블이 들어서게 된 것. 2대 주주인 김택진 대표(9.9)와 넷마블의 주식을 합치면 최대주주인 넥슨을 능가한다.

특히 최대주주인 넥슨에 알리지 않고 전격적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은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 있어 넷마블을 우군으로 삼은 것. 넥슨이 주주총회에서 반전 카드를 꺼내들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경영권 분쟁에서 다소 밀렸기 때문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제시된 건은 ▲재무제표 승인, ▲김택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이사보수한도 등이다. 일단 넥슨이 제시한 주주제안과 관련된 사항은 대부분 포함되지 않아 반전 카드가 그리 많지는 않다.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매출 6126억원, 영업이익 2694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15.5%, 46.33%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안건 가운데 재무제표 승인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김택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건은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넥슨 마저도 김택진 대표가 계속 엔씨소프트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더군다나 김택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할 시 사실 상 전면전으로 치닫는 셈이어서 부담만 가중된다. 

다만 주주 환원 정책과 관련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재무제표 승인건에는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 당 배당금 343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넥슨이 대주주인만큼 주주 환원 정책을 더욱더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있다.

이사 보수 한도의 경우는 넥슨이 다소 이견을 제시할 여지가 있다. 지난달 넥슨은 주주제안을 통해 연간 5억원 이상의 보수를 수령하는 비등기임원의 보수내역 및 산정 기준 공개를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넥슨의 주주제안 요청이 김택진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사장과 동생인 김택헌 전무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엔씨소프트가 거절의사를 밝혔지만, 주주총회를 통해 넥슨이 다시 비등기임원 보수 내역 공개를 요구할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엔씨소프트와 주식 교환을 통해 제휴를 맺은 넷마블은 참석하지 않는다. 지난 2월 확보한 주식에 대한 의결권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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