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벼랑 끝에 놓여있던 팬택에 회생의 길이 열렸다. 팬택을 인수하겠다는 업체가 3곳이나 나타난 것. 우여곡절 끝에 팬택이 새주인을 찾아 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17일 "팬택 인수합병(M&A)과 관련해 3곳의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면서 "(법원은) 이후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팬택 3차 공개 매각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시한(17일 오후 3시)을 코앞에 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들 업체가 마감 시한을 앞두고 막판 저울질을 하다 이날 오후 한꺼번에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팬택은 지난해 8월12일 경영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워크아웃 상황에서 이동통신3사의 장기간의 영업정지가 화근으로 작용했다. 이동통신사들은 팬택의 출자전환 요청과 추가 단말 구매 요청을 거부하면서 쐐기를 꽂았다.

매각 과정이 이어졌지만 지난해 11월 21일 본입찰 마감에서 아무도 팬택을 사려하지 않아 1차 매각작업이 무산됐다. 올해 초에는 미국계 자산운용사가 팬택을 인수하려 했지만, 매각 대금을 송금하지 않아 이마저도 무산, 결국 2차 공개 매각으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자본잠식, 1조원대에 이르는 부채 등을 이유로 2차 공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3곳이 인수 의향을 밝히면서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다수의 소비자들은 팬택의 회생을 바라는 눈치다. 팬택이 청산될 경우 스마트폰 구매 시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이유에서다. 벤처 신화 팬택이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3차 매각마저 불발되면서 청산 위기가 현실화한 것으로 보였으나 극적으로 인수의향 업체가 나오면서 회생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계약 직전 수포가 된 '원밸류 해프닝'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팬택은 2013년 8월부터 과장급 이상이 자발적으로 월급의 10∼35%를 회사에 반납했고 12월부터는 전 직원이 급여의 20%를 자진해 내놓았다. 유급 휴직에 들어간 임직원도 전체 1천500여 명 가운데 절반 수준인 약 70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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