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팬택의 공개매각이 또 불발됐다. 청산 위기가 현실화된 모습이다. 3곳이 인수의향서를 보내왔지만 실질적인 인수의사나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베가’ 시리즈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팬택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20일 "업체들이 제출한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결과 인수의향서가 유효하지 않거나(형식적 기재사항 미비) 실질적인 인수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이에 따라 후속 입찰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 마감일인 지난 17일 팬택 매각 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과 KDB대우증권에 국내외 3곳 업체는 팬택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당초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인수의향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마감이 임박하면서 인수 의향 업체가 3곳이나 나타나면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이번 매각도 3일만에 불발되면서 팬택은 기업 청산 위기에 놓이게 됐다.

법원은 향후 절차는 관리인과 채권자 협의회의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4차 공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3차 매각까지 불발된 만큼 팬택이 사실 상 청산 수순을 밟게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팬택 매각 불발은 국내 소비자들에겐 참담한 소식이다. 국내 시장은 전형적으로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린다. 국내 소비자들이 실제 구입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삼성, LG 외엔 팬택이 사실상 유일했다. 팬택은 가격대 성능비 높은 스마트폰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 이후 30만원대로 출고가를 낮추며 얼어붙은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팬택 매각이 또 불발, 청산 위기에 놓이면서 신규 스마트폰 출시는 기약이 없어졌다. 베가아이언2, 베가팝업노트 등 기존 스마트폰의 생산 또한 기대할 수 없는 처지가 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대폭 줄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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