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판매분보다 10만대 ↓, 갤럭시S5 때와 별반 차이 없어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의 국내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약판매량 보다 10만대 가량 적게 팔렸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여내는데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열흘 간 판매된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의 판매량은 20만대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당 2만대 수준 판매된 셈이다. 이동통신3사를 통해 예약가입을 한 소비자만 30만명. 실제 개통고객과 비교하면 약 10만대 가량 적다. 예약가입 이후 실구매로 이어진 소비자들이 많지 않다는 소리다.

스마트폰 초반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는 척도인 케이스와 보호필름 등의 판매량을 놓고 보더라도 갤럭시S6 인기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들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열풍을 일으킨 아이폰6 때만 하더라도 전용 케이스나 액정 보호필름 업체 또한 물량이 달리는 조짐을 보이지만 갤럭시S6의 경우 액세서리 업계 분위기를 보면 전작 갤럭시S5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매량은 국내 언론들 사이에서 나오던 소위 갤럭시S6 대박론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언론이 부풀려 보도한 ‘착시현상’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S5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주력 무기라는 점에서 국내 언론이 일찍 성공을 예단하고 부풀려 보도한 착시현상이라는 지적이다.

구로구에 위치한 한 휴대폰 매장 관계자는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는 출시 초기에만 몇몇 소비자들이 구매했을 뿐 그 이후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겼다”며 상황을 전했다.

갤럭시S6가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은 높은 출고가에서 기인한다.

갤럭시S6의 출고가는 85만8000원. 갤럭시S5와 비교하면 약 1~2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소비자들은 높은 출고가를 유지하고 있는 제품들의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더하다. 단통법 시행 전 운이 좋으면 공짜로도 구입이 가능했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단통법 시행 이후에는 60만원 가량 주고 구입해야하는 판국이어서 지갑을 닫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같은 값이면 아이폰”이라는 의견들이 지속 나온다.

단통법 시행 이후 출시된 아이폰6가 국내에서 이례적으로 판매 돌풍을 일으킨 점도 무관하지 않다. 아이폰6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 출시된 이후 11월, 12월 판매량을 늘리며 국내 스마트폰 판매 순위 2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시장 점유율 20% 수준에 올랐다는 분석들도 나온다. 외산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20%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출시 초기 특정 모델의 경우 재고가 없어 판매를 하지 못했던 상황도 간간히 발생됐지만, 단 몇몇 모델에 불과했다. 갤럭시S6 엣지, 골드 색상, 64GB 모델 등에 한정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유통점에 물량이 입고되지 않으면서 발생했던 매진사태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갤럭시S6의 국내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삼성전자가 올해 2~3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의 휴대폰 전체 판매량과 비교하면 국내 시장은 협소한 수준이어서 실적 반등은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해외 판매량도 예상보다 저조할 경우 2년 연속 ‘휴대폰 쇼크’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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