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6=이재용 경영능력 잣대’ 풀이 많은데 초반 예상 밖 고전
적자투성이로 계열사에 비싸게 팔리고 사라진 'e삼성' 악몽재현?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이재용폰’으로 불리는 ‘갤럭시S6’가 초반 흥행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e-삼성'실패에 대한 악몽을 일깨우고 있다.

갤럭시S6는 이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그가 개발은 물론 디자인까지 주도적으로 참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명 ‘이재용폰’으로 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e-삼성'실패이후 꾸준히 제기돼 온 그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심을 이 스마트 폰 한방으로 날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갤럭시S6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싸늘한 편이다. ‘이재용 폰’의 ‘돌풍’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동통신 관계자들은 진단한다. 앞으로도 갤럭시S6가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적표를 쓰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할 경우,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잣대가 별 볼일 없는 ‘작품’으로 막 내릴 수 있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이 이 부회장의 과거 'e삼성'의 실패를 떠 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22일 통신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는 지난 10여일 간 20만대가 판매됐다. 예약판매대수는 30만대. 약 10만 명의 예약가입자가 등을 돌린 셈이다. '대박'이라는 전망치를 밑 돈 것은 물론, 삼성이 사활을 걸어 지난해 실적부진을 만회할 기대주로 평가됐던 신제품이 쓴 성적으로 보기엔 한참 부족한 성적표라는 평가다.

갤럭시S6가 사실상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는 일각의 평가가 나오는 터라 최근의 성적표는 더욱 참담하다. 앞서 SK텔레콤의 영업정지 시기 결정이 보류된 것을 두고 갤럭시S6 출시를 앞둔 시점에서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의 발을 묶기엔 방통위의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또, 통신당국은 이달 초 공시 보조금 한도를 33만원까지 올리고, 분리요금제의 할인율도 기존 12%에서 20%로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초 10만원대로 책정됐던 이통사들의 갤럭시S6 공시보조금도 한 주 만에 상한액인 33만원 근처까지 올랐다. 다른 단말을 제외하고 갤럭시S6에만 공시 보조금이 높게 책정됐다. 여기서 사실상 ‘삼성전자 밀어주기’라는 의심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런 우호적인 환경에도 갤럭시S6의 초반성적은 '대박'이라던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사실상 구매조건이 이전보다 나아졌음에도 갤럭시S6를 선택한 소비자들이 많지 않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이 부회장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그가 부친 이건희 회장의 빈자리를 메울 경영자로 손색이 없다는 리더십을 발휘해야할 입장이다. 그러자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경영실적을 만회하는 것이야말로 당면 최대과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S5 쇼크로 실적 부진을 거듭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고 스마트폰 매출 점유율도 17%로 뚝 떨어졌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연봉까지 동결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갤럭시S6야말로 이 부회장이 중심이 된 포스트 이건희 시대에도 삼성전자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고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의문이 따른 'e삼성'실패의 꼬리표를 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불행히도 갤럭시S6의 초반성적은 기대이하다. 이에따라 이 제품개발을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에게는 경영능력 평가측면에서 ‘악재’임에 분명하다. 갤럭시S6의 흥행성공은 아직도 국내외에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은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반전카드가 될 수 있었지만 현 상황에서 이 카드는 효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갤럭시S6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재용폰’의 흥행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비슷한 환경에서 '대박'을 친 아이폰6와 갤럭시S6의 성적표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다. 앞으로 이 부회장과 삼성이 어떤 반전의 카드를 꺼낼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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