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전략, 서비스서 이통사 '참패'사례에 비추어 성공 가능성 매우 낮아
사물인터넷도 글로벌 플랫폼이 안돼 글로벌업체들과 경쟁서 성공할지 의문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이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생활가치‧미디어‧사물인터넷 분야에서 플랫폼 혁신을 통해 통신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 하지만 취임초기부터 갖은 악재로 리더십에 대한 의심이 제기된 상황에서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의 플랜이 제대로 작동할지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은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SK텔레콤 본사 사옥에서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래 성장 동력인 ‘3대 차세대 플랫폼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3대 차세대 플랫폼 혁신 전략으로 ‘3C 기반 생활가치 플랫폼’ 개발, ‘통합 미디어 플랫폼’ 진화, ‘IoT 서비스 플랫폼’ 육성을 제시하고, 이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본격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SK텔레콤의 첫 번째 플랫폼 전략은 ‘생활가치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다. 콘텐츠와 커뮤니티, 커머스가 연계되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다양한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부분별 상품 및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에 대해 사용자들이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한편 관련된 상품 및 서비스 거래로 이어지게 하는 형태다. SK텔레콤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한 조직을 올해 초 신설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또 통합 미디어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도 밝혔다. 과학적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각 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방송을 제공하는 ‘협역방송’ 등을 시도한다. 기존 방송 서비스가 다수 고객들을 대상으로 일괄 송출하는데 비해 협역방송은 TV 첫화면부터 고객 선호도를 반영, 추천채널 중심으로 각각 다르게 표출하는 형태다. SK텔레콤은 통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 오는 2018년까지 1500만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아울러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사물인터넷 플랫폼 ‘모비우스’를 통해 고객 편의성과 경제성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개발하고 동종‧이종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모비우스를 적용, 제습기, 도어락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5월 선보이는 한편 아이리버와의 협력을 통해 사물인터넷 기반 신규 제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은 “SK텔레콤이 추구하는 ‘차세대 플랫폼’은 통신을 기반으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객의 심층적인 니즈를 충족하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차세대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혁을 통해 고객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Biz. 파트너와 함께 생태계를 조성하고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함으로써 대한민국 ICT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플랫폼 전략 선언은 이미 예고돼 있던 바다.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은 지난해 SK텔레콤의 자회사이자 플랫폼 업체인 SK플래닛의 COO를 역임하며 11번가를 터키에 진출시키는 등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말 SK텔레콤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플랫폼 총괄직을 신설하고 사업부문 총괄을 겸직하는 등 SK텔레콤과 SK플래닛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관건은 성공 가능성이다.  디바이스(D)-네트워크(N)-플랫폼(P)-콘텐츠(C)로 이어지는 정보통신 기술 산업 CPND 구조에서 중간단계인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융합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 생태계를 활성화시켜 수수료 수익 등을 노리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통합 미디어 플랫폼과 사물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이 그 예다.

하지만 그간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플랫폼 전략, 서비스 등을 잇달아 내놨었지만 결과적으로 참패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성공 가능성에 다소 의문이 든다.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 것이 ‘앱 마켓’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국내에 도입된 이후 이동통신3사는 각기 다른 앱 마켓 서비스를 선보이며 앱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벌써 수년째 앱 마켓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용률은 미미하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앱 마켓의 서비스 매출 비중은 불과 13% 수준에 불과하다. 포털 업체인 네이버 또한 네이버 앱스토어를 선보인 바 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디어 플랫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KT의 경우 이석채 회장 시절 한국판 유튜브를 꿈꾸며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유스트림코리아를 출범시켰지만 출범 3년 만에 경영 악화로 청산했다. 유튜브 등 대형 업체들로 재편되면서 경영이 악화됐다.

모비우스 등 사물인터넷 시장 또한 구글, 인텔, 삼성전자 등 글로벌 업체들이 M&A 등을 통해 잇달아 진출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이 되지 않는 이상은 개발자들을 끌어모으기는 어려워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 구도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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