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은 '데이터 요금제'도입으로 소비자 부담 덜어 줘
장동현 SKT사장은 회사이익 감소 우려 '울며겨자먹기식' 출시 준비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KT가 최근 출시한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통신시장에서 인기 몰이 중이다. 출시 4일 만에 10만명의 가입자가 몰렸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 첫 주말인 지난 주말 번호이동 시장에서도 KT가 다소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T가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선공을 날리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도 데이터 선택 요금제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번주 중 요금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통신요금 인가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미래창조과학부와의 협의가 끝나는 대로 출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KT의 선공으로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 입장만 난처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가입자가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만큼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했을 시 영업이익 하락폭이 더욱 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가입자 당 매출(ARPU) 하락이 불가피한 요금제다. 기존 음성 무제한 요금제는 5만원 이상이었지만,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2만99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음성통화 무제한이 모든 요금제에서 가능하다보니 전화통화가 많은 소비자들은 구태여 비싼 돈들여 고가 요금제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다. KT 측도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 간담회에서 ARPU가 하락하면 하락했지 상승할만한 요인이 없는 요금제라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의 LTE 가입자는 1분기 말 기준 1744만7000명에 달한다. KT는 1143만명, LG유플러스 879만명이다. LTE 가입자들이 대거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이전할 시 영업이익 하락폭은 LTE 가입자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커진다. 이동통신3사 가운데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업체가 SK텔레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군다나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은 취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신임사장이다. 매출, 영업이익 등의 실적을 올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는 상황. 하지만 KT의 선공으로 영업이익 하락이 자명한 요금제를 출시해야만 하는 상황에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취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장동현 사장 입장에서는 영업이익 하락이 불가피한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가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3G 가입자도 부담 요소 중 하나다. SK텔레콤의 전체 가입자수는 1분기 말 기준 2837만9000명이며 이 중 1093만2000명은 3G나 2G 가입자다. 규모 측면에서 보면 이동통신3사 가운데 가장 많다. ARPU 상승을 위해 3G, 2G 가입자들을 LTE로 이전시켜야만 하는 통신업계 상황 상 SK텔레콤이 3G 선택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특히 KT의 경우도 3G를 제외했고 LG유플러스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인 만큼 LTE 요금제라는 점을 명확히 한만큼 3G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SK텔레콤이 출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SK텔레콤이 만약 영업이익 감소 등을 이유로 3G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선보이지 않을 시 수백만명에 달하는 3G 가입자들은 사실 상 찬밥신세를 면치 못한다. 음성통화를 저렴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수십만원 이상을 들여 LTE폰을 구입하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5만원 이상의 3G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해야만 한다. 이동통신3사 모두 마찬가지지만, 가입자 규모가 더 큰 SK텔레콤 입장은 더욱 난처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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