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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건 칼럼>세종대왕 제대로 모시기
2015년 05월 27일 (수) 14:10:02 임종건 webmaster@smedaily.co.kr
   
▲ 언론인 임종건

지난 5월 15일 세종대왕 탄생 618주년 기념일이자 스승의 날은 예년과는 달리 행사 하나가 더해졌습니다. ‘세종대왕 나신 곳 성역화 국민위원회’ 발대식이 그것이었습니다. 위원회의 위원장은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이고, 필자를 포함한 5명이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종 탄생지는 한성 준수방으로 지금의 종로구 통인동 일대입니다. 세종은 준수방에서 태어나 5세 때까지 살다가 아버지 태종이 즉위함에 따라 경복궁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부 제1청사에서 자하문터널로 가는 자하문로 41번지 대로변에 표지석이 하나 놓여있습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것이 세종대왕의 탄신표지석인지조차 알기 어렵습니다. 대로 쪽에서 보면 행상 차량들이 가로막고, 인도 쪽에서는 노점상 좌판으로 가려지곤 합니다.

세종대왕이 훌륭한 임금이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1965년 스승의 날을 겨레의 스승인 대왕의 탄신일로 정한 것에서부터 서울의 가장 큰 거리의 이름이 세종로이고, 광화문에 세종대왕 동상을 세우고, 동상 옆에 세종문화회관을 짓고, 만 원짜리 지폐의 도안에 세종의 얼굴을 넣고, 가장 최근의 일로는 행정복합도시가 세종시로 명명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세종대왕을 기리고 있습니다.

세종의 이름을 도시와 거리와 건물에 붙이는 것도 분명 세종을 받드는 길입니다. 그러나 이름을 선양하는 것에 못지않게 세종이 어떤 분이었는지 그 실질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탄생지 성역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명실공히 세종을 추모하자는 것입니다. 이름만의 추모는 자칫 겉치레 추모로 흐를 수 있습니다. 흔히 시대의 혼탁을 말할 때 스승이 없기 때문이라고들 합니다만 말로만 세종을 겨레의 스승이라 할뿐 세종으로부터 배우려고도 하지 않고 가르치지도 않습니다. 만 원권 지폐에서 ‘배추잎’을 연상할 뿐 세종대왕이나 혼천의를 생각지 않는 것입니다. 세종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것은 시대의 과제입니다.

역사 속의 많은 위인과 영웅 가운데서도 세종대왕은 우뚝한 존재입니다. 조선왕조 500년에서만 보더라도 세종 같은 성군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았습니다. 훈민정음 서문에 나타난 위민(爲民)정신은 절대왕정 시대에 기적 같은 일입니다.

광운대 이홍 교수는 세종이 한글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우리말이 중국말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단순히 알았던 것이 아니라 백성이 그로 인해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해소할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았던 것입니다.

백성들로 하여금 뜻을 펴게 하려고 글을 만들 생각을 한 국가 지도자는 왕제나 대의제를 통틀어 지구상에서 세종 한 분뿐 입니다. 그 과정에서 사대주의에 찌든 신하들의 반대가 거셌지만 때론 호통을 치고, 때론 타이름으로 그들을 설득해 한글창제의 위업을 이뤘습니다.

한글이 없다고 가정할 때 오늘의 대한민국이나, 한민족이 존재할 수 있었을지를 생각합니다. 무수한 외세의 침략과 압제를 견뎌내고 한국이 독립국가로 번영을 누리고 있는 저력이 한글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세종은 민족의 앞날을 예비하기 위한 섭리에 의해 태어난 분이라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한글에 담겨 있는 애민정신, 그가 추구했던 창조과학의 정신, 배려와 소통의 정신은 이 시대에 더 절실한 과제가 됐습니다.

그날 발대식에서 축사를 한 김동길 위원장은 “학교에서 세종의 정신을 제대로 가르쳤으면 한국의 정치가 지금처럼 혼탁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의 이정현 의원도 “출산한 노비와 그 남편에게 출산휴가를 주도록 한 세종의 배려정신, 소통정신이야말로 지금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정신”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은 한글만이 아니라 3천리 강토도 마련해 주었습니다. 남으로는 대마도까지 우리 땅이었지만 일본에 빼앗겼고, 나라는 분단된 채 70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분단의 극복 또한 세종의 정신을 이어받는 것입니다.

탄생지 성역화 사업은 바로 그 길로 가기 위한 첫 걸음입니다. 세종 나신 곳에 세종이 살았음직한 조선시대 전통가옥을 짓고, 전국에 산재한 세종의 업적과 관련한 유물들을 모아 전시하고, 세종의 정신을 가르치는 배움터를 만들자는 것이 기본 구상입니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집현전을 경복궁 안에 복원하고, 경복궁의 서문인 영추문에서 탄생지로 연결되는 길을 만든다면 관광자원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을 제외한 역대 대통령을 비롯, 충무공 이순신, 백범 김구 등의 기념관에 비긴다 해도 세종대왕 기념관 건립논의는 너무 늦었습니다.

성역화 사업의 가장 큰 난제는 통인동 일대의 사유재산 소유자들을 설득하는 작업일 것입니다. 그곳이 경복궁과 청와대 인근의 개발제한 구역이므로 적정한 보상이 전제된다면 주민들이 토지의 용도에 대한 취지에 호응할 여지는 있다고 봅니다. 겨레의 스승을 바로 모시는 과업에 정부와 서울시의 각별한 의지가 요구되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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