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국내 IT기업들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 센터 등에서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해 대체로 소극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3일 발표한 'IT(정보기술) 기업 환경 성적표'에서 네이버·SK C&C·KT·LG CNS·LG유플러스·삼성SDS·다음카카오 등 7개 IT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을 공개했다.

이번 그린피스 보고서에 언급된 IT 기업 7곳 가운데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이 가장 높았던 SK C&C조차 불과 1%(태양광)에 그쳤다. 절반 이상이 수치를 제공하지 않았고, 공개한 기업들도 KT 0.44%, 네이버 0.006%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TCO²) 역시 이들 3개 업체만 공개했다. KT가 9만8636으로 가장 높았고 네이버 2만2352, SK C&C 1만8910 순이었다.

이현숙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이 전체 전력의 최대 1% 이내라는 점에서 현재 수치보다는 각 기업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갖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IT업체 가운데 재생에너지 사용에 가장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포털 네이버다. 그린피스는 지난 5월 네이버와 두 차례 면담을 통해 1일 마침내 “데이터센터 각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공식화한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그린피스 측은 “미국 캠페인을 진행한 뒤 애플 페이스북 구글이 보인 반응보다도 빨랐다. 인지도가 가장 높고 시민들의 일상과 직결되는 기업의 약속이어서 더욱 뜻 깊은 성과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리 쿡 그린피스 IT분야 선임 분석가는 “세계에서 최고로 인터넷이 빠른 한국은 인터넷 이용률도 10년째 세계 평균보다 두 배 높다”며 “이렇게 인터넷이 활성화한데다 첨단 기술까지 갖춘 한국의 재생에너지 활용은 의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명 IT 기업들이 100% 재생에너지를 약속하고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재생에너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이날 그린피스의 보고서와 관련 “현재 데이터센터를 직접 보유하거나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전문업체로부터 데이터 센터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며 “따라서 보고서에 함께 비교된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재생 에너지 사용 실적 등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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