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변동에 따른 환리스크 증대와 내수경기침체는 중소기업에 '직격탄' 우려
정부는 환변동보험 조속히 실시하고 내수경기활성화 대책으로 중소기업 살려야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중소기업들은 메르스사태에 이어 이번에는 그리스디폴트(채무불이행)위기가 닥치면서 환율 급변동, 증시침체를 비롯한 금융시장불안, 내수경기 침체 가속화 등 중소기업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29일 중소기업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무엇보다도 그리스의 위기로 국제환율이 급변동할 것이며 이에 따른 환리스크가 대폭 커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메르스여파가 가시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그리스디폴트위기가 닥쳐 "정말 중소기업하기가 너무 힘겹다"고 울상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116.9원)보다 9.1원 오른 1126.0원에 출발했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달러 수요가 커지면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외환시장전문가들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돼 원·달러 환율이 올랐으며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협상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7월20일 ECB의 채무 35억유로 상환도 예정돼있어 시장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1시3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74% 하락한 122.93엔을 기록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1.40% 내린 1.10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엔 환율은 135.33엔으로 2.15% 급락했다. 유로ㆍ달러 환율은 장 초반 1.9% 급락한 1.0955달러로 1.10달러 선이 붕괴하기도 했다. 유로ㆍ엔 환율은 3% 이상 급락했다가 낙폭을 다소 줄였다.

외환시장전문가들은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국제시장에서 환율의 변동성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환율변동에 대한 방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계는 환율 급변동으로 인한 환 리스크가 커지면서 수출 등에서 큰 영향이 예상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한 수출중소기업 대표는 전했다.

그리스 금융 및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 유럽 전체의 경기둔화가 불가피하고, 유로화는 더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의 유럽 수출도 일부나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유럽연합(EU) 성장률이 전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하고, 원·유로 환율은 1.0%포인트 하락하면서 한국의 EU 수출도 1.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스 사태가 유로화 약세 추세를 강화하게 되면 원화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정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환변동 보험 등을 실시해야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들은 내수시장 침체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메르스사태로 내수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스 위기는 금융시장불안과 경기하강을 짓누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연초 미미하게나마 살아나는 듯하다가 메르스사태로 급격히 얼어붙은  소비심리침체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중소기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증시가 불안하면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들이 자금조달이 원활치 못하게 되는 것은 물론 소비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쳐 내수시장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디폴트위기로 국내 증시도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위기로 위험자산 기피심리가 커질 경우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서 자금이탈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우리증시도 영향권에 놓일 전망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내 외국인 자금의 유출은 과거 재정위기 당시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정부는 이날 그리스 채무협성 결렬로 디폴트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진단하고 우리경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 무역보험공사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그리스 사태가 국내 외환·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이번 그리스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여파가 지난 남유럽 재정위기 때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추후 그리스의 디폴트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리스 은행들의 지급능력 상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그리스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우리 금융시장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가 글로벌 실물경제에 미칠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별 비상계획을 마련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는 합동대응반을 마련 국제금융시장동향점검을 강화하고 조기경보시스템의 민감도를 높여 상황별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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