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실적부진에 11년만에 5만원 아래로…중국 추격에 스마트가전 전략 통할지 의문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LG전자의 주가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30일 다소 반등했지만 전일보다 0.11%p 오르는데 그쳤다. LG전자의 주가가 5만원선 아래로 밀린 것은 11년 만이다. 증권가에서도 목표 주가를 속속 낮추고 있다. 효자 품목이었던 TV 수요 약세, 환율 악재 등과 더불어 스마트폰 사업 부진 등이 이유로 꼽힌다.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인해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아 LG전자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의 주가는 전일보다 0.11%p 오른 4만6200원에 마감했다. LG전자의 주가는 25일 이후 5만원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LG전자가 5만원선 아래로 추락한 것은 2004년 8월 12일(4만9천750원) 이후 처음이다. 

LG전자 주가는 2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로 최근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증권사들은 LG전자에 대한 목표주가와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최근 7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도 8만5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NH투자증권은 7만원에서 6만3000원으로 낮췄다. HMC투자증권은 기존 7만3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존 7만6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내렸다.

증권사들은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과 더불어 효자 품목이었던 TV 수익성 악화를 그 이유로 들고 있다. LG전자가 야심차게 선보인 G4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여파로 지지부진한데다 해외에서는 중국 업체와 더불어 삼성전자, 애플과의 경쟁이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TV사업의 경우 수요부진에 따른 매출 및 수익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략 스마트폰 G4 판매 기대감의 소멸과 TV 수요 부진으로 전체 매출과 이익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며 "단기적인 주가 상승도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핵심 성장동력인 TV의 수익성 악화와 스마트폰의 경쟁 심화가 주가 상승의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들 부문의 반등이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지목현 연구원은 "2분기는 TV 부문 적자 지속과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TV 부문은 신흥시장 및 유럽시장 수요 부진과 환율 약세 지속으로 당분간 수익성 회복이 더딜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시장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LG전자의 주력사업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TV, 생활가전,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체제가 굳어져, 전세 역전을 노리기는 사실상 어렵다. 중저가 보급형 시장에서는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포진해있다. 일부 프리미엄폰 수요를 제외하면 중국업체들과 가격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인데, 보급형 제품들은 평균판매단가가 낮아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LG전자가 올해 보급형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고, 올해 하반기 중 슈퍼 프리미엄폰을 준비하는 이유도 경쟁의 틈새를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되는데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지는 의문이다.

TV 사업의 경우 성수기와 비수기 계절적 요인이 심하다. 그나마 수익창구였던 TV부문의 경우 2분기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신흥시장을 포함, TV수요가 점차적으로 줄고 있는데다 환율 문제로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TV

에어컨 등 생활가전 사업의 경우도 계절적 부침이 심한데다,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이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 가전으로 만회한다는 전략이지만, 특히 중국 샤오미의 경우 스마트 기능이 포함된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생활가전 영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시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