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직격탄 맞아 시행 초기 시장 점유율 반토막…회복세지만 보조금상한제가 '발목' 주장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지난해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초기 LG전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절반 가량 감소했다가 최근 G4 출시 효과 등으로 회복 조짐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는 최근 정부에 단통법 상 보조금 상한제 폐지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통법 시행에 찬성표를 던졌던 LG전자의 입장만 난처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이동통신, 전자업계에 따르면 단통법이 도입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LG전자는 점유율 13.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LG전자의 점유율은 26%였는데 사실상 반토막 난 것.

삼성전자도 단통법 시행 초기 얼어붙은 소비 심리 탓에 점유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9.2%로 1위를 차지했지만, 단통법 시행 이전 2달 간의 점유율과 비교해 12.7%p 급락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애플이다. 단통법 시행 한달여만에 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를 출시한 애플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27.3%까지 끌어올렸다. 단통법 시행 전 2달 간의 점유율은 5.3%에 불과했다. 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 출시 효과도 컸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같은 값이면 아이폰’이라는 소비자 구매 심리에 국내 시장에서 LG전자를 밀어내고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단통법의 직격탄을 국내 제조사만 맞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곤두박질치고 있고 3위 제조사였던 팬택은 이동통신사 영업정지로 경영 악화에 빠졌다가 단통법이라는 결정타를 맞고 청산 위기에 내몰렸다. 

반대로 사실상 프리미엄폰만 파는 애플은 단통법의 수혜자가 됐다. 보조금이 묶이면서 어차피 비슷한 가격이면 갤럭시S나 G시리즈 대신 아이폰을 써보자는 소비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작년 말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리며 '단통법 특수'를 누렸다.

단통법 시행 이후 국내 시장 점유율이 급변하면서 난처한 입장에 처한 것은 LG전자다. LG전자는 단통법 도입에 찬성하며 과한 보조금 경쟁으로 가열된 통신시장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지속 밝힌 바 있지만, 실제 도입 이후 점유율만 추락하면서 위기감이 만연하다.

실제로 최근 LG전자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단통법 개정안 관련 논의 때 보조금 상한제를 폐지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보조금을 더 묶어놓았다가는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G4 출시로 점유율 면에선 선방하고 있지만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단통법 효과 때문"이라면서 "프리미엄폰 시장이 죽으면서 앞으로는 보급형 모델의 판매량에 따라 점유율이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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