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도시가스 소비 17.3%↓…업황부진 철강산업 등 산업계 생산축소나 가동중단 여파

[중소기업신문=배정호 기자] 요금 인하에도 도시가스 소비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용 소비가 뚝 떨어지면서 오늘날 경기침체의 그늘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수급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도시가스 소비량은 76억1200만㎥로 전년 동기 81억2900만㎥ 대비 6.4% 떨어졌다.

가정·상업용 소비가 지난해 1분기 52억3100만㎥에서 올해 1분기 52억900만㎥로 0.4% 줄면서 정체 상태를 보인 가운데 산업용 소비는 24억9700만㎥에서 20억6700만㎥로 17.3% 급감하면서 전체 소비 감소를 주도했다. 수송용 역시 3억300만㎥에서 2억9900만㎥로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기사그 요금이 잇따라 인하됐지만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는 셈이다. 올해 1분기 서울지역 산업용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MJ(Mega Joule)당 19원으로 전년 동기(21.1원) 보다 10% 하락한데 이어 지난 5월에는 14.9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열량단위를 기준으로 도시가스 요금을 산정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이는 산업계의 경기침체가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장기 부진을 겪으면서 생산축소나 가동 중단에 나서고 있는 철강·금속업종이 대표적이다.

전국 8개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SK E&S가 올해 들어 5월까지 주요 업체에 판매한 도시가스량을 집계한 결과 철강·금속업종은 2억5922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이상 줄었다. 또, 철강산업이 집중된 포항지역에 도시가스를 판매하고 있는 영남에너지서비스에 따르면, 이 지역의 산업용 도시가스 연간 판매량은 2013년 3억2200만㎥, 지난해 3억800만㎥에 이어 올해는 3억㎥에 훨씬 못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저유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낮은 유가로 인해 B-C유나 액화석유가스(LPG) 등 도시가스 경쟁 연료들의 경제성이 높아져 섬유, 석유정제 등의 업종에서 도시가스 대신 이들 연료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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