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2분기에 모두 반영할 것" 정사장 약속에도 추가손실 우려 가시지 않아 신뢰도 '뚝'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 손실을 2분기에 반영하면서 3조원대라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기록했다. 회사측은 하반기 경영정상화를 자신하고 있지만, 추가손실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않으면서 2분기에 관련손실을 모두 털겠다던 정성립 사장의 약속에 대한 신뢰도도 낮아지는 모양새다. 만약 하반기에도 현재의 어두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최근 경영을 맡은 정 사장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기는 힘들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9일 연결기준 잠정 실적 공시에서 올해 2분기 매출 1조65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1%가 급감했고 영업 손실은 3조318억원에 달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은 1027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당기 순손실만 2조4816억원에 이른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측은 미경험 해양플랜트 건조 과정에서 발생한 공정지연 등으로 투입 원가가 급증해 손실 규모가 확대됐지만, 하반기 이후부터는 실적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비관적이다. 추가손실 가능성 때문이다. 하반기 인도 예정인 해양플랜트만 △드릴십 5기 △반잠수식 시추선 2기 △FLNG(부유식액화천연가스설비) 1기 등 5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해당 프로젝트들에서 추가 악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의 평가도 좋지 않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0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지금 진행되는 경영실사 과정에서 추가로 부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목표주가를 2만원에서 7000원으로 하향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한 충당금이 2000억원에 불과해 추가적으로 손실이 나올 수 있고 자회사 청산 등 구조조정 비용도 더 반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유 연구원은 지난해 대량 수주한 LNG선 역시 초기 수주물량 일부에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들어 신규 수주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도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수주를 하더라도 조선사간 경쟁이 심해진 상황에서 수익성까지 잡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한 곳도 나왔다. HMC투자증권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투자의견을 기존 '시장수익률'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1만 6000원에서 6200원으로 낮췄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청구 공사잔액이 6조 원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향후 추가적인 실사로 해외법인들에 대한 정리가 이루어지면서 손실 반영될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예 투자의견 제시를 포기한 증권사도 나왔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2분기 대규모 적자를 반영했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며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합리적 예측이나 추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정성립 사장은 실적발표를 앞둔 지난 20일 "잠정 파악된 손실을 회계원칙에 따라 2분기에 모두 반영할 것"이라며 "최단기간에 경영정상화를 이루도록 모든 노력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시장의 평가는 추가부실이 없을 것이라는 그의 말에 그리 신뢰를 보내지 않는 분위기다.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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