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웰스토리 통해 동네식당 '죽이는' 외식산업 공략 나서
소상공인들 "대기업 넘치는 마당에 삼성까지 가세" 탄식
【중소기업신문=박홍준 기자】1일 공식출범하는 통합 삼성물산(구 제일모직)이 100% 지분을 보유한 삼성웰스토리가 외식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짙은 내수침체로 문을 닫는 동네식당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마저 골목상권과의 치열한 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골목상권 침탈 논란이 거세지면서 삼성측은 지난 2012년 호텔신라 자회사가 운영해온 커피·베이커리 카페인 '아티제'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이미 삼성 등 대기업들의 끝없은 '골목상권 넘보기'로 동네식당이 더이상 갈 곳을 잃어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이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합 삼성물산이 100% 지분을 보유한 삼성웰스토리는 북유럽식 샐러드바 뷔페 '프리가', 푸드코트 '델라코트' 등 외식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외식업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13년 11월 옛 삼성에버랜드 급식사업부가 물적 분할돼 설립된 삼성웰스토리는 주로 식자재유통과 급식 관련 사업을 펼쳐왔다. 최근 외식사업 강화로 기존 식자재유통사업과의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식자재 유통업은 불황 속에서도 매년 10%에 가까운 성장을 거듭할 정도로 안정적인 성장세로 대기업들의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분야다. 전국의 골목식당과 슈퍼마켓 등을 상대로 한 업소용 식자재 유통시장 규모는 4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음식점업은 2013년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정했으나 전체면적 2만㎡ 이상의 복합다중시설, 교통시설 출구로부터 반경 100m 이내의 역세권, 대기업 본사와 계열사가 소유하고 있는 시설 등에 한해서는 출점을 허용하면서 대기업들의 진출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식자재 사업과의 연계효과가 크다는 점은 대기업들에게 큰 매리트로 여겨지고 있다.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는 하나 봇물터진 대기업들의 외식업진출로 안그래도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있는 소상공인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문제다. 소상공인들은 대기업들이 앞에서는 상생을 외치면서도 뒤에서는 자신들의 생존터전을 야금야금 침투하고 있다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대기업 외식업체 한 곳이 문을 열면 근처 개인 음식점 100~150곳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웰스토리는 '위장'논란에도 휩싸였다. 국내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국에 13개 매장을 운영중인 '프리가'는 브랜드 홈페이지와 매장 등에서 회사명을 노출하지 않고 있다. 해당 매장의 영수증에도 상호명이 빠진 채 김동환 삼성웰스토리 대표이사의 이름만 적혀있다고 한다.
삼성이 국내 1위의 대기업이라는 점에서 삼성계열사들이 자사 제품과 브랜드 등에 삼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대해 한 소상공인은 "굴지의 대기업 삼성이 골목상권을 침탈하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들끓을 가능성을 우려해 '삼성'이라는 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삼성웰스토리측은 외식업 특성상 흔하게 이뤄지는 정책으로 삼성을 일부러 감췄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