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롯데일가의 ‘돈 싸움’이 한창이다. 신동주‧동빈 두 형제의 경영권 싸움이 법정다툼으로 비화된데 이어 조카들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낸 '부의금'을 놓고 소송 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일가의 돈에 대한 집착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소하(2005년 사망)씨의 딸 A씨는 자신의 큰오빠를 상대로 제기한 부의금 반환 청구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이 준 돈이 증여로 판단된다”며 1심처럼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신 회장 조카들의 소송전은 현재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얼룩진 롯데가의 '일탈'과 겹친다.

▲ 신동주-동빈 형제간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다툼으로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우울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감염 증상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5일 퇴원했다.

지난 7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신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사이에서 벌어진 '롯데 형제의 난'은 신 회장의 승리로 끝날 듯 보였지만 이후 양측 간 해임 공방이 이어지면서 한층 격화됐다. 특히,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이 후계자"라며 장남을 지지, 부자간 대결로 치달으면서 세간의 쓴웃음을 불렀다. 돈 앞에 피도 눈물도 없다는 야유가 들끓었다.

롯데일가의 돈 싸움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돈과 권력이 중요하다지만 이미 일반인들이 상상하기도 힘든 천문학적인 부을 소유한 상황에서 골육 간 추태를 보이면서까지 극한대립을 벌일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롯데그룹의 성장 배경에 '약자의 눈물'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쩐의 전쟁“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롯데 계열사들은 협력사에 갑질을 일삼다 적발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심지어 대표이사까지 연루돼 납품사의 등을 치는 한심한 작태까지 벌어지면서 기업윤리가 바닥임을 드러냈다. 영화관 매점을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독차지하는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일었다.

이는 '반 롯데' 정서 확산의 빌미가 됐다. ‘형제의 난’이 터지면서 소상공인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일 정도로 롯데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낸 바 있다.

반사회적 행위로 여론이 악화될 때마다 롯데는 상생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불공정거래 갑질은 그치지 않고 있다. 매번 원점으로 돌아가는 상황은 롯데 오너일가의 기업윤리에 대한 깊은 의심을 낳았다. 어쩌면 롯데가(家) 경영이념의 근간에는 '돈이면 다 된다'는 '배금주의'가 깊게 자리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도 그치지 않고있는 ‘돈 싸움’ 역시 이런 측면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신 총괄회장은 오는 15일 93번째 생일을 맞는다고 한다. 매년 신동빈 회장이 챙겨왔지만 올해는 신동주 회장이 아버지 생일을 주도한다고 한다. 골육상쟁으로 아버지 생일도 따로 챙기는 모습에서 과연 우리 경제를 롯데그룹이 진정으로 이끌어갈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든다.

신 총괄회장은 생일상을 받기에 앞서 제가(齊家)를 다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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