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매각 이상기류에 씨앤엠 이자 부담에 도매급 넘어갈 판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국내 최고 사모펀드로 알려진 MBK파트너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홈플러스를 품에 안으면서 여전히 왕성한 식욕을 자랑했지만, 인수기업 매각에 애를 먹으면서 수익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지난 2005년에 설립된 MBK는 현재 운용자산 규모가 81억달러에 달한다.

▲ 코웨이와 씨앤앰 매각 흥행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국내 최고 사모펀드로 알려진 MBK파트너스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예고된 코웨이 매각 본입찰에 CJ그룹과 컨소시엄 구성한 중국 하이얼은 불참하기로 했다. 다른 후보인 칼라일그룹의 실사작업 중단으로 본입찰 불참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렌탈업계 1위 코웨이의 인수전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MBK가 지난 2013년 1조원을 주고 인수한 코웨이는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영업이익 1117억원)을 올리는 등 MBK의 인수 성공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웨이 인수전은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울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CJ·하이얼 컨소시엄,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 등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되면서 매각이 쉽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MBK의 매각가는 지분 30.9%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3조원대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력 후보가 하나 둘 발을 빼면서 매각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CJ의 단독참여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자금 부담이 더 커지게 된 CJ가 MBK측이 원하는 3조원대를 써낼 지는 미지수다. 칼라일의 경우도 매각가에 대한 부담으로 실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업계의 한 관계자는 “CJ가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도 있겠지만, 만약 단독으로 인수전에 뛰어들고 MBK측이 원하는 가격대를 고집한다면 인수가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BK는 씨앤앰 케이블방송의 새 주인 찾기에도 애를 먹고 있다. MBK측은 가입자 1명당 100만원씩(가입자 237만명, 약 2조5000억원)을 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수대상을 찾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최근 SK텔레콤이 케이블 업계 1위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매각여건은 더욱 불리해졌다. SK텔레콤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인수가격에 대해 “가입자당 45만원의 가치”라고 밝혔다. 전체 인수가는 1조원대다. 업계 3위 씨앤엠의 가치하락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MBK와 맥쿼리가 국민유선방송투자(KCI)를 통해 2007년 씨앤엠을 인수한 가격은 2조2000억원이다.

물론 MBK가 상황이 좀 더 좋아질 때까지 매각을 유보할 수도 있다. 문제는 MBK가 과도한 빚을 내 씨앤엠을 인수하면서 현재 이자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MBK가 씨앤앰 인수에 사용한 인수금융은 1조4000억원이며, 이후 2조1000억원대까지 늘어났다. 그에따른 이자부담으로 모회사 KCI는 2012년 998억원, 2013년 1088억원, 2014년 5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재 LG유플러스가 씨앤앰의 인수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지만, 씨앤앰 말고도 현대HCN 등이 M&A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어 MBK가 주도권을 쥐고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씨앤앰을 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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